아주경제 워싱턴특피원 박요셉 기자 =경선 불공정 관리 의혹을 받고 있는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데비 와서먼 슐츠 의장이 24일(현지시간) 이번 전당대회를 마치면서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은 와서먼 슐츠 의장이 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해 25일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의장직 사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와서먼 슐츠 의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민주당의) 전진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전국위원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의장으로서 이번 행사의 개회 및 폐회 선언을 할 것이며 우리 대의원들에게 이번 선거가 민주당 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들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클린턴과 샌더스 양측에서 모두 앙해를 한다면 전당대회 첫날 와서먼 슐츠 의장이 대의원들 앞에서 간략히 자신의 심경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민주당 전국위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을 해킹해 공개했으며 여기에는 이들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선을 편파 진행했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
와서먼 슐츠 의장의 이메일에는'그(샌더스)가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한 말을 들은 거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 사람들과 선을 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언급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샌더스 의원과 그 지지자들은 경선이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와서먼 슐츠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샌더스 의원은 그동안 경선 기간에도 슐츠 의장이 경선을 편파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사퇴를 촉구해왔다.
이날 와서먼 슐츠 의장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대회 장소인 필라델피아에 모인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신속한 조치는 당 '통합의 무대'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칫 샌더스 의원과 그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전당대회가 부분적으로나마 파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와서먼 슐츠 의장의 사퇴에는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의사가 중요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사퇴 성명 발표 전 오바마 대통령과 이 문제 대해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 선거 전략 책임자을 역임한 데이빗 액설로드는 이날 아침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프로그램에 출연해 클린턴 후보를 위해서 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와서먼 슐츠 의장의 사퇴 발표에 대해 클린턴은 이번 필라델피아 전당대회를 훌륭하게 준비해 준 그의 노고에 감사한다면서 간접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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