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으로 유명한 양향자 광주서을 지역위원장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여성 몫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양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인사로 20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으며 현재 광주서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양 위원장은 "더민주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양향자를 데려왔다. 데려왔다면 쓰셔야 한다"며 "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의지가 저 양향자의 가슴속에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한 3%, 양향자가 뛰겠다"며 "지난 대선 여성득표율이 3% 뒤졌고 그 3%만큼 우리는 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향자는 여성의 삶과 호남의 서러움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서 우리 당이 정권 교체를 해야 하려면 여성의 역할이 크다"며 "또 (더민주 의석이) 단 한 석도 없는 광주에서 지역민들과 당원들의 기대감이 매우 크다"고 여성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여성 최고위원직을 놓고 경쟁할 유은혜 의원과 비교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내년 대선을 보면 누가 여성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과연 누가 경쟁력이 있는가를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우리 당이 지지를 되찾을 기회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문 대표와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는 "문 전 대표는 저의 정치적 멘토"라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조언도 구하고 소통하고 있다.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한다고 말했을 때 '담대한 길을 가시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양 지역위원장 출마선언문 전문.
양향자를 사용하십시오
맨 마지막 !
저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 땅의 모든 딸들은 늘 이 순서였습니다. 늘 맨 마지막이었습니다. 배고픈 시절, 집안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자손에게 양분과 교육비를 몰아주는 것이 당연시 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여성은 뒷전이었습니다. 여성이 공부하는 것이 생경하던 시절에 자란 모든 딸들이 겪었던 일입니다. 맨 마지막에 밥 숟가락을 집었던 딸들의 삶이 양향자의 삶이었습니다.
맨 마지막, 그 다음 !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이 가정과 국가 시스템에서 배려 받는 순서입니다. 이 순서는 과거에도 그랬고, 오늘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직장맘의 일가정 양립시스템은 오직 독한 엄마의 독함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전업맘의 상실감은 엄마의 굳은 의지 말고는 극복할 길이 없는 나라입니다. 야근이 끝이 아니고, 자정의 걸레질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품어주지 못한 자식의 머리맡에서 눈물 흘리던 삶이 양향자의 삶이었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배려받던 딸이, 맨 마지막이 되어서야 배려받던 직장맘이 양향자였습니다. 어렵게 이룬 성취를 뒤로하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울었습니다. 제가 울 때, 숱한 엄마들이 함께 울었던 이유는, 맨 마지막으로 배려받던 그 서러움을 함께 겪었기 때문입니다. 사회시스템으로부터 버림받은 엄마의 처지는 양향자의 것만은 아니었기에 함께 울었습니다.
정치를 왜 하려고? 글로벌 기업의 고졸신화, 박사가 수두룩한 반도체 연구실의 유일한 고졸 연구임원을 뒤로 하고 나설 때 숱하게 들었던 말입니다. 양향자는 뒷전으로 밀린 여성의 삶과 함께할 결심으로 나섰습니다. 저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없던 길을 개척하며 피눈물을 흘리던 삶이 제가 마지막이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양향자를 사용하십시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양향자를 데려왔습니다. 데려왔다면 쓰셔야 합니다. 사용하셔야 합니다. 손톱만큼이라도 쓰일 때가 있다면 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의지가 저 양향자의 가슴속에 넘치고 있습니다.
양향자를 광주에 공천하지 않으면 우리당이 호남을 버렸다고 할 테니, 광주 서구을에 가서 천정배 후보와 겨루라고 당이 명했습니다. 기적을 일구라고 했던 것이 입당한지 불과 두 달이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과문한 저에게 기적은 전공분야가 아닙니다. 실패를 딛고 다시 서는 것이 양향자의 전공입니다.
낙선한 양향자가 여성 최고위원에 도전한다고 하니, 현역이 아니라 어렵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일을 훌륭히 해냈기에, 오늘의 양향자가 있습니다. 없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양향자의 길이며, 이 땅 여성들과 한 첫 번째 약속이었습니다.
시린 코끝에서 시작되는 정치를 꿈꿉니다!
정당 여성조직의 다른 길을 개척하고 싶습니다. 가장 뒷전으로 밀려왔던 분들의 삶과 함께 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길이라 믿습니다.
양향자와 엄마 유권자 사이에는 이격이 없습니다. 양향자와 청년 여성 사이에는 공감이 있습니다. 양향자와 이 땅의 할머니 사이에는 서로의 삶에 대한 연민이 있습니다. 손 잡으면 코끝이 찡한 이 공감을 올바른 정치의 힘으로 조직하고 싶습니다. 뒷전으로 밀리고, 상처를 일상으로 여기며 살아온 삶들의 외침을 정치적으로 조직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8월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2017년 정권교체를 준비할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리입니다.
양향자는 여성의 삶과 호남의 서러움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국민 앞에 서겠습니다. 신산업을 개척해온 유능함으로 국민께 호소드리겠습니다.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시작이 반이고 나머지 반은 시작한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심을 끝내는 일입니다. 저지르는 게 반이고 믿는 게 반입니다.
정권교체를 위한 3%, 양향자가 뛰겠습니다! 지난 대선 여성득표율이 3% 뒤졌습니다. 그 3%만큼 우리는 졌습니다. 이 땅 여성 곁으로 가서 공감하고 뜨겁게 안으면 부족했던 3%, 끌어올리지 않겠습니까?
관행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온 모든 새로운 시도를 거침없이 해나가겠습니다. 바른 정치를 누릴 권리를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여성이 존중받는 정치가 사람이 존중받는 정치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제 믿음에 힘을 보태주십시오. 양향자의 손을 뜨겁게 잡아주십시오.
정권교체를 향한 여성의 거대한 움직임을 함께 시작하겠습니다.
2016년 7월25일
여성 최고위원 후보
양 향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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