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LG전자가 신개념 드럼세탁기 ‘트윈워시’ 돌풍에 힘입어 올해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사상 최대 점유율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25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 컴퍼니에 따르면 LG전자는 드럼세탁기 브랜드별 매출액 기준 상반기 점유율이 27.2%로 1위를 기록했다.
◆LG전자, 올해 美 드럼세탁기 시장 30% 점유 전망...'역대 최대'
비록 하반기가 남아있지만 올해 LG전자의 점유율 최고치 경신은 무난해 보인다. 올 1분기 26.4%에서 2분기에는 무려 28.1%까지 점유율이 치솟으며 2위와의 격차를 6%포인트 이상 벌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03년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7년 22.9%의 점유율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9년 연속 1위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특히 2013년에는 점유율 26.0%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내용면에서도 알차다. 900달러가 넘는 프리미엄 제품군 시장에서 LG전자의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32.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판매 돌풍의 주역은 지난 해 말 미국에 출시한 ‘트윈워시’다.
LG전자 측은 “트윈워시는 미국시장에서 당초 목표했던 판매량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으며, 지금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특히 기존 드럼세탁기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미니워시의 경우 2분기에 1분기보다 2배 이상 팔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900달러가 넘는 LG 프리미엄 제품도 2분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5% 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LG전자가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 진출 14년, 현지시장 점유율 1위 등극 10년 만에 30%에 근접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美 통상압력 뛰어넘겠다"
이번 성과는 미국 정부의 통상압력 강화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중국산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각각 반덤핑 예비관세 111%와 49%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월풀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낮은 가격에 덤핑해 미국 세탁기 제조산업에 피해를 주고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한 데 따른 조치다.
이처럼 미국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국산 제품에 대한 판매 독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현지 소비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트윈워시를 갖기위해 기꺼이 거금을 지불하고 있다.
LG전자 트윈워시는 고가 모델의 경우 약 2500달러로 미국 주요 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세탁기 가운데 가장 비싸다. 건조기와 함께 구입하면 5000달러에 육박한다.
LG전자는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H&A사업본부장(사장)은 “세계 가전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트윈워시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드럼세탁기 1위 자리를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미국 진출 첫 해인 2003년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를 기반으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진동을 줄인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선보이며 미국 세탁기 시장의 주류를 전자동 세탁기에서 드럼세탁기로 바꿔 놓았다.
또 2006년에는 업계 최초로 '스팀세탁기'를 출시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데 이어 2009년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세탁기', 2012년 강력한 물줄기를 세탁물에 직접 분사해 세탁시간을 크게 줄인 ‘터보워시’ 세탁기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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