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저유가 현상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중국의 과잉설비 등에 따른 생산자물가 디플레이션이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에도 2.0%를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와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년에도 수출시장의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세계적인 저물가 압력이 지속되면서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0%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록적인 저물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에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저치로 이마저도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한다면 물가 상승률은 0.1% 수준에 그친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를 기록, 2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국제유가의 상승에도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과잉설비 등에 따른 생산자물가 디플레이션이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이외에 저금리와 위안화 약세 등도 중간재 가격을 떨어뜨려 중기적으로 생산자물가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함께였다.
이미 중국발 디플레가 세계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수년전 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투자 중심의 경제에서 소비자 지출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과도기적으로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수출을 늘리려고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면 다른 나라들에 디플레 압력이 가해진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경제의 중심축을 투자에서 내수로 돌리는 경제구조개혁에 나서자, 중국 기업들이 염가 공세로 과잉설비와 재고를 해소하는데 발벗고 나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것이다.
이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우리나라가 대중수출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며 "중국과 가격 경쟁력이 아닌 품질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소비재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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