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과 미국 양국의 외교수장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군사적 효용성을 재확인하고, 중국과의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ASEAN) 관련 회의가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회담했다.
이날 비엔티안에서 북·중이 ARF 무대를 통해 2년 만에 회담을 개최해 밀착을 과시한 것과 대비해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모습도 연출된 것이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미 연합방위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전날 있었던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25∼26일)을 거론하며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한미 양국의 중국에 대한 협의와 관련해 중요한 소통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보인 반응에 대해 미국 측의 별다른 평가는 없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앞서 왕 부장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직설적으로 항의한 바 있다.
이날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윤 장관은 "현재 우리는 북한 등으로부터의 핵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의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며 깊고 넓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케리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 결국 스스로에 대한 위협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특히 양 장관은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올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북핵 공조로 계속 강력하게 견인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 장관은 올해 안에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국방장관 '2+2'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케리 장관은 아세안 관련 회의의 뜨거운 감자인 남중국해 문제도 거론했으나 '가벼운 언급' 수준이었고, 북중 회동도 구체적으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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