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문화제국'을 건설 중인 중국갑부 왕젠린(王健林)이 이끄는 완다(萬達)그룹이 전 세계 기업을 쓸어 담고 있다.
완다그룹이 올 들어 진행한 인수합병(M&A) 규모만 160억 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시각) 집계했다. 이는 완다그룹이 지난 한해 성사한 M&A 규모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대부분이 영화·엔터테인먼트 방면 투자에 집중됐다.
당장 25일 AMC엔터테인먼트가 미국 4위 영화관체인인 카마이크를 각종 부채를 포함해 총 12억 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에 최종 합의했다. AMC는 완다그룹이 지난 2012년 인수한 미국 2대 영화관체인이다.
미국 업계 2,4위 영화관체인이 합병을 선언하면서 업계 1위인 리걸 엔터테인먼트를 따돌리고 미국 영화관체인 1위는 물론,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으로 부상했다. 왕 회장은 이로써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을 손에 쥐게 됐다.
완다그룹은 AMC를 앞세워 세계 영화시장에서 영토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앞서 12일엔 유럽 최대 영화관체인인 영국 오데온&UCI를 5억 파운드(약 7543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영화 제작배급사 파라마운트 픽처스 지분 49%를 최대 80억~1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올 1월엔 영화 '쥬라기월드', '워크래프트' 등으로 유명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도 사들였다.
지난해 스페인 축구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을 사들인 완다그룹은 올 3월엔 중국기업으로는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와 후원계약도 맺는 등 스포츠 사업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올 상반기 완다그룹의 문화 엔터테인먼트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한 290억 위안(약 4조94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사업 매출이 32%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전체 그룹 매출에서 부동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0% 정도로 낮아졌다.
1988년 완다그룹을 설립한 왕젠린 회장은 상업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떼돈을 벌어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이 됐다. 26일 블룸버그 억망장자 지수에 따르면 왕젠린 회장은 순자산 328억 달러로 마윈 알리바바 회장(332억 달러)에 이은 중국 2대 갑부다. 최근 소비 주도 경제성장으로의 전환을 제창하는 중국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 전략 아래 부동산기업 간판을 떼고 영화·레저·엔터테인먼트·스포츠 등 사업을 확장하며 거대한 '문화 제국'을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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