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시청률 칼춤' 추는 지상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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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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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케이블에 치이고 종편에 쫓기는 지상파의 조급함이 티가 나기 시작했다. 시청률이 부진했다 하면 어김없이 조기 종영 칼날을 빼 들고 아무리 인기있던 프로그램이라도 시청률이 떨어지면 단칼에 목이 날아간다. 제작진에 대한 상도덕은 물론이고 시청자에 대한 배려도 안중에 없다.

리우 올림픽이 좋은 핑곗거리가 됐다. 현 드라마 판에 몇 안 남은 거장,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 SBS ‘그래, 그런거야’는 60부작으로 기획됐지만 6개가 잘려나가 54부작으로 종영하고, 공감 능력이 없는 의사를 내세운 의학드라마 KBS2 ‘뷰티풀 마인드’는 16부작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었으나 2회분이 줄어들었다.

“장사 안되는 프로그램은 접으면 그만”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방송사답게 변명도 게으르게 준비했다. SBS와 KBS는 “막바지에 돌입한 드라마가 올림픽 중계방송과 겹쳐 몇 차례 결방되면 힘이 빠지기 때문에 그전에 힘 있게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입이라도 맞춘 듯 합창했다. 잘 나가는 드라마는 버젓이 두면서 급히 결정한 조기 종영에 애저녁에 예정됐던 올림픽 핑계를 대는 모양새가 구차하다.

비록 시청률이 방송사에 성에 안 찼을지라도 두 프로그램 모두 탄탄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었다. 성급한 조기 종영, 조급한 폐지 결정은 제아무리 좋은 시도와 완성도라고 해도 시청률이 확보되지 않으면 받아들여지지 않는 냉엄한 지상파의 현실을 보여줌과 동시에 케이블·종합 편성 채널에 쫓기는 지상파의 현실을 저 스스로 증명할 뿐이다.

지상파는 너무 빨리 포기하고 너무 쉽게 잊는다. 비지상파에게 유능한 인재와 톱스타를 줄줄이 빼앗긴 아픔을 잊은 듯 여전히 무례하고 폭력적이다. 소수점 시청률에도 작품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던 tvN을 벤치마킹하기로 마음먹은 듯 장르물을 시도하지만, 지구력이 부족해 완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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