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격분한 중국이 남북을 놓고 서로 정반대의 대응 태도를 보이면서 일단의 속내를 보인 것이다.

[사진=영상캡처]
그동안 우리 외교의 접근 방식은 미국식 사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단기적 중국과의 관계 형성은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중국과의 미래 100년을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심지어 최근 ARF회의 계기에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보여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태도를 놓고 '한국을 속국으로 생각하는 중국식 사대주의의 표현'이라는 지적까지 일면서, 여전히 우리사회 근저에 깔려있는 중국에 대한 불편한 사고가 오히려 발전 가능성이 높은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우리가 단순히 한중 문제를 사드나 한미동맹 문제만 놓고 보고 있기 때문에 놓치는 것이 많다"며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한중 가치 공유문제 등 창의적 방법을 통해 장기적으로 문제 해결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우리의 대중국 인식에 변화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그는 "현 어려운 상황에 대한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법에 있어 정부나 외교당국, 지식인 사회가 뚫고 나가기에는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대중국 인식에 대한 불편함이 한 몫한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또 일각에서 지적하는 사대주의 외교와 관련해 "동아시아 지역 질서라는 큰 틀 안에서 중국은 한국이 그 하부에 있다고 보고, 북핵 문제나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큰 틀의 변화에서 한국과 연동이 되길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런 가운데 사드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등 중국에 있어 민감한 사안들이 즐비한 국제관계에서 '주변국(변방국)'이 자신들의 울타리 기능 해 주길 바라는 입장이며 사실상 그런 요구를 과거나 지금이나 중국이 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에 대해 ''과거 중국인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변방국에 대한 생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그러나 "과거 명나라가 조선을 바라보던 시각과 일치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상 중국의 국제 시각의 패러다임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민간인들의 한국에 대한 배신감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욱연 서강대 중국연구소 소장겸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중국 전승절 행사 참여로 망루외교를 벌인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마음과 마음을 잇는 외교'라고 했던 것을 중국인들은 기억한다"며 "'이제 마음이 멀어진 게 아니냐'"고 많은 중국인 학자와 여론이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오펑요우(好朋友·좋은친구)‘ 했던 한국이 갑자기 배신했다고 생각하고 이제 북한을 '라오펑요우(老朋友·오래된 절친)'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중국내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중국이 경제적 보복 등의 '군자(君者)의 복수' 보다는 새로운 관계를 맺어보려고 했느데 틀어져 버린 것"이라며 "결국 '친구는 될 수 없는 상대구나'라며 마음을 닫아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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