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증강현실(AR) 기반 스마트폰 게임인 '포켓몬 고'가 일본 내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도쿄전력이 원전 내에 게임 캐릭터가 나타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원전 내 일부 장소에까지 포켓몬(게임 캐릭터)이 표시되고 있어 원전 내에 무단 침입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보안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게임 운영사에 캐릭터 표시 제한을 요청했다.
실제로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현 소재 원전 단지 내에서 포켓몬이 표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도쿄전력은 외부인 진입을 막기 위해 자세한 위치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에 따라 피난 지시가 내려진 지역에서도 포켓몬이 표시되도록 설정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도쿄전력 측의 설명이다. 원전 소재지인 후쿠시마현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협의를 시작한 상태다.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을 피난 지시 지역으로 지정, 야간 숙박을 제한하고 있다. 후쿠시마 현 경찰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게임을 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들어온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이용자들이 원전 부지에 침입하는 사례가 나온 만큼 원자력 시설 주변의 경계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후쿠시마 제1, 제2 원전에서는 캐릭터를 숨기도록 설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두 원전에서 실제로 캐릭터가 표시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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