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힐러리 클린턴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의 배우자로 백악관에 돌아가게 된다.
이들 부부가 26년 전에 백악관에 들어갈 당시와 역할이 바뀐다. 전직 퍼스트 레이디는 대통령으로, 전직 대통령은 퍼스트 젠틀맨으로.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의 남편도 처음이지만, 그 대통령의 남편은 전직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대통령 커플을 "president and first lady"라고 관습처럼 호칭하는 미국 사회에서 빌 클린턴을 'first gentleman' 으로 호칭하는 것은 상당히 어색하게 보인다. 또한 그가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적절한 호칭을 찾는 것은 복잡한 문제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2월 <지미 키멜 라이브> 쇼에 출연해 그녀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남편의 호칭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이 전직 대통령들을 계속 미스터 프레시던트 (Mr. President)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에 좀 복잡한 문제이고 정말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면서 "퍼스트 듀드 (first dude), 퍼스트 메이트 (first mate), 퍼스트 젠틀맨 (first gentleman)... 잘 모르겠다" 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클린턴 부부를 "대통령과 대통령"으로 불리어도 무난할지 모른다고 CBS 뉴스는 보도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남편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24일 CBS의 프로그램 ‘60분’과의 회견에서 대통령이 되면 자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뿐만 아니라 남편 클린턴에게도 의지하고 “그들을 일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과 남편 클린턴은 공동 대통령이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아내가 미국 주요 정당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뜻깊은 날이다.
그는 아내를 최고의 '체인지 메이커'(Change-maker. 변화를 만드는 사람)라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 후보는 2008년 대선에 첫 출마했다가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도전을 통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부부 대통령 자리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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