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일임형 ISA 수익률 공개… 계좌이동 본격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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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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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수익률, 증권사 절반에도 못 미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증권사를 찾은 고객이 ISA가입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은행권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이 공개됨에 따라 대규모 계좌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권간 ISA 계좌 이동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증권사에 이어 은행들의 수익률까지 비교할 할 수 있게 돼 금융사를 갈아타려는 가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 등의 일임형 ISA 상품 초기 3개월 수익률이 공개됐다.

특히 은행권의 일임형 ISA 수익률이 증권사보다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4월 11일부터 7월 11일까지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을 보면 은행(0.37%)이 증권사(0.91%)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은행권 각 모델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역시 은행 정기예금 수준에 그친 모습이다. 은행이 출시한 34개 모델 포트폴리오 25개(73.4%)가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고 나머지 9개(26.5%)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률이 2%를 넘는 것은 기업은행의 고위험 모델이 유일했다. 나머지 상품은 수익률이 1% 안팎으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증권사 모델 포트폴리오 가운데 2~3% 수준의 수익률을 거둔 상품은 10개였다. 이는 은행이 증권사에 비해 자산관리 역량이 부족한데다 은행 고객 성향을 감안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운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수익률 공개로 금융사간 대규모 자금 이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자들이 단 1% 수익률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권은 전체 ISA 가입계좌 중 90%에 달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계좌당 평균 금액이 증권사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이동에 대한 큰 부담이 없는 모습이다. 아울러 계좌를 옮기는 데 따른 수수료도 없다.

상황이 이렇자 시중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수익률 끌어올리기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전담부서가 주기적으로 모델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SA 전담부서 직원들이 하루 종일 일임형 상품만 쳐다보고 있다"면서 "시장의 움직임과 수익률을 계속 살펴보면서 3개월마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3개월 성적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없다"면서 "장기적인 수익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그동안 가입하지 않았던 투자자들도 이번 은행권 수익률 공개와 함께 상품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금융사간 유치 경쟁이 다시 불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ISA 출시 초기 고객의 경품을 내걸었던 마케팅 경쟁이 다시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률이 공개되면 금융사를 옮기거나 그동안 가입을 망설이던 사람들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ISA 경우 한 사람당 한 계좌만 허용되기 때문에 금융사간 고객 뺏기 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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