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백현철·엄주연(인턴) 기자 = “이쪽 지역에 조용한 분위기와 자연환경을 보고 왔다가 집 앞으로 보이는 선암요금소를 보고 기겁을 해요. 어떤 예비 입주자들은 매매 계약까지 다 해놓고 요금소 소음과 먼지 때문에 계약 파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양재동 서초네이처힐 7차 공인중개업소 대표)
강남순환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도로 인접 지역 부동산 시장이 받는 피해가 막심하다. 도로에서 나오는 소음과 먼지, 교통 체증 때문에 인근 부동산 시장이 받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 <본지 7월28일 19면 보도 참고>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28일까지 양재동 매매 거래량은 9건으로 지난달 13건에 비해 4건 줄었다. 수치상으로 감소 폭이 크지 않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다르다.
사당IC 인근 방배동 일대도 다르지 않다. 사당역은 기존에서 상습 정체 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강남순환로 개통으로 도로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덩달아 부동산 시장이 받는 영향도 부정적이다.
사당역 인근 방배래미안 59.9㎡(이하 전용면적 기준)은 최근 한 달 새 1700만원가량 올랐지만, 지역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상승세가 미미하다는 평이다.
방배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도로가 연결되는 타 지역이 집값 수혜지이지, 강남권은 영향이 크게 없다”면서 “오히려 차량 유입이 증가하면서 주말에는 교통이 마비돼 생활 환경은 더욱 안 좋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강남순환로가 시작되는 금천요금소 일대 시흥3동은 한 동네가 단절되기도 했다. 기존 하나의 동네였던 시흥3동은 강남순환로가 생기면서 반 토막이 났다. 그러면서 동네를 연결하던 도로가 사라져 주민들이 이동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기아대교 삼거리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강남순환로가 생기면서 아래 동네에서 이쪽으로 오는 도로가 완전히 막혔다”면서 “식당에 오기 위해 몇 블록을 돌아서 와야 하기 때문에 손님이 확실히 줄고,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도로 개통으로 아이들이 다니던 통학로가 막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금산초등학교에 자녀를 통학 시키는 한 부모는 “아이들이 다니던 도로가 사라져 빙 돌아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면서 “차량도 많이 다니고 길도 복잡해 부모로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도로 개통으로 지역 부동산이 받는 영향도 미미하다. 석수역 인근 푸르지오 아파트 84㎡은 매매가 4억5000만원을 몇 달 째 유지하고 있다. 간혹 4억7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오지만, 강남순환로 개통의 영향은 아니라는 게 지역 공인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