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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영화 ‘부산행’에는 있고 뮤지컬 ‘페스트’에는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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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3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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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화부 정등용 기자]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요즘 전염병을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가 인기인 듯하다. 영화계에서는 ‘부산행’이 한국의 좀비 영화치고는 보기 드문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고, 뮤지컬계에서는 가수 서태지의 음악으로 만든 ‘페스트’가 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닻을 올렸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전염병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에 퍼지면서 안전지대인 부산으로 가기 위한 사람들의 치열한 사투를 그리고 있다. 프랑스 대문호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페스트’는 불치병이 없어진 미래 도시 오랑에 수 백 년전 창궐했던 페스트가 발병한다는 내용이다.

소재는 같지만 두 작품의 차이는 극명하다. ‘부산행’은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의 전개를 긴박한 상황 설정과 연출로 만회했다. 관람객들이 한순간이라도 눈을 뗄 수 없게끔 몰입도를 높였다.

몰입도 측면에서 ‘페스트’는 아쉬움이 많았다. 서태지의 명곡을 뮤지컬 넘버로 썼다는 것만으로 음악적인 평가가 좋을 수는 있겠지만, 이야기가 가진 흡입력은 부족했다. 관람객은 음악만 듣기 위해 뮤지컬 공연장을 찾지는 않는다.

두 작품 모두 그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는 갖고 있다. ‘부산행’은 그동안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한국형 좀비 영화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아니라 역대 가장 높은 개봉일 관람객(86만명) 기록을 남겼다.

‘페스트’는 해외 유명 라이선스 뮤지컬과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를 앞세운 대형 뮤지컬의 홍수 속에서 일명 ‘서태지 뮤지컬’이라는 과감한 실험과 도전을 시도했다. 우리나라도 혼성 팝그룹 아바의 음악을 뮤지컬로 만든 ‘맘마미아’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결국 ‘페스트’에 결정적으로 부족한 점은 스토리다. 같은 주크박스 뮤지컬인 ‘맘마미아’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객이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음악에만 심취하는 공연이라면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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