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2곳의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받은 조사(당원 70%, 국민 30%) 결과 등을 토대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 의원만 이날 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미소를 띤 채 등장한 김 의원은 "정병국 의원께서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 대표의 혁신 단일후보가 됐다"면서 "지금부터 새누리당에 혁신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 단일후보인 정 후보는 내년 정권 재창출의 바다로 이제 떠나가고, 저는 정 후보 밑에서 묵묵히 백의종군해서 노를 저어 정권 재창출 항구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등장해 "속죄와 희생의 길을 함께 가자"고 말문을 열었다. 감정이 벅차올랐는지 다소 울먹이는 말투였다.
프랑스 조각가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들'을 언급하며 정 의원은 "여섯 주인공들이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의 길을 갔듯이,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들도 함께 속죄와 희생의 길을 가자"고 호소했다.
또 "사즉생의 각오로 당과 대한민국을 위해 온 몸을 던지자"며 그는 "우리가 떨어진 벼랑 끝에서 회생의 문이 열리고 우리가 쓰러진 그 땅을 비집고 희망의 새싹이 싹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영광의 대표가 아니다"라며 "당원과 국민들께 용서를 구해야 하는 대표이자, 정권 재창출의 확신을 심는 희망의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정 의원은 "정병국이 앞에 나와 당원과 국민들의 회초리를 맞아라, 김용태 의원과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달라는 간절한 염원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전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로써 '8.9 전당대회' 대표 경선은 친박계 후보인 이주영(5선), 한선교(4선), 이정현(3선) 의원과 비박계 주호영(4선), 정병국 의원까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다만 추가 단일화가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주 의원의 경우 "상황 진전에 따라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단일화 여지를 남겼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정현 의원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혁신과 화합의 선거 서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주영 의원은 아예 전날 입장자료를 통해 "비박 단일화는 분명한 해당행위이자 당원과 새누리당을 아끼는 국민에 대한 죄악"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정 의원과 김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비주류를 자처한 비박계의 핵심 인사인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 향방도 관심사다. 김 전 대표의 지지 여부에 따라 비박계의 표 결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정 의원은 김 전 대표의 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번 단일화는 계파적 단일화가 아니라 혁신 세력의 연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