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사업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감소하고 은행의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되레 은행 비중만 더욱 커진 실정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KB금융·하나금융지주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중 은행 부문의 비중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의 경우 은행 비중이 86.0%로 지난해 상반기 83%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으나 하나금융투자의 순익은 같은 기간 812억원에서 334억원으로 급감했다. 하나생명과 하나저축은행의 실적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KB금융의 은행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한 71%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KB손해보험을 계열사로 편입하며 하반기 은행 비중이 67%까지 낮아지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70%대를 넘어섰다.
경쟁사들에 비해 비교적 은행 비중이 낮은 신한금융의 경우 올 상반기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캐피탈 등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 영향으로 은행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 58%에서 66%로 8%포인트나 높아졌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 1256억원에서 506억원으로 59.7% 감소했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실적도 지난해 상반기 87억원에서 올해 44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같은 기간 357억원에서 203억원으로 43.1%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2분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1분기보다 상승해 실적이 개선된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은행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각 은행들이 저마다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올 상반기 금융지주 전체 실적을 이끌었지만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은행업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출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상반기 중 상승 반전한 NIM이 한국은행의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다수 은행들이 올 상반기 깜작 실적을 기록했으나 은행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비은행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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