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시중은행장들과 조찬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경기민감업종에 대해서 무턱대고 여신을 회수할 게 아니라 면밀히 옥석을 가려서 할 것을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중장기 전망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경기민감업종이라도 정상화 가능한 기업에 대해서는 옥석 가리기 등 채권단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부실기업에 대한 리스크관리는 당연하지만 정부는 여신회수가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확대되면 정상기업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업, 경기 부진 등 여러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중도에 파산할 경우 선주에게서 받은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돌려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뜻한다. RG가 발급돼야 수주계약이 성사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말 SK E&S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으나 주요 은행이 RG 발급을 한 달 가까이 거부해 수주가 무산될 뻔했다.
삼성중공업은 여신 만기연장에 애를 먹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1년씩 연장해주던 만기 여신을 3개월 단위로 대폭 축소해 연장해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돼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무너진다면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조선 3사에 대한 8개 주요 은행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50조5천399억 원(4월 말 기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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