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상반기에 부동산 750억원 매각…수익성 악화에 '현금 쌓기' 나서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대마진이 크게 줄어들자 은행들이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농협·신한·우리 등 5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22건, 746억원어치의 부동산을 매각했다. 

이들 5개 은행은 작년 22건, 702억원어치의 물량을 팔았다. 올해 들어 반 년만에 지난해 매각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부동산 매각액은 지난 2013년(180억원)의 4배를 웃돈다.
 
은행들은 올 하반기에도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어서 은행의 올해 전체 부동산 매각규모는 1000억원대를 넘을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상반기 7개 지점을 매각해 이미 498억원을 거둬들였다.

하반기에는 동일지역 내 근접 중복점포를 중심으로 통폐합 작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47개 지점이 통폐합된다.

아울러 하나은행의 모회사인 하나금융은 서울 명동에 있는 KEB하나은행 본점도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우리은행도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보다 3.3배 많은 8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농협은행도 6개월 만에 지난해 부동산 매각액(51억원)에 근접한 41억원어치를 팔았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4건을 매각해 약 73억원을 확보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자산 매각에 나선 이유는 순이자마진(NIM) 감소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은 3월 말 기준 1.5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6월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하됐기 때문에 앞으로 순이자마진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비대면 거래가 90%를 넘어가면서 지점의 중요성이 줄어든 점도 이 같은 은행의 부동산 팔기에 한몫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전국 은행 점포 수는 7217곳으로, 1년 전인 작년 3월 말(7356곳)보다 139곳 줄었다.

반면 비대면 거래는 9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