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NH투자증권)이 태국의 ‘다크 호스’ 아리야 주타누가른에 막혀 메이저대회 첫 승 기회를 놓쳤다.
이미림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북서쪽 워번GC(파72·길이6744야드)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시즌 넷째 메이저대회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13언더파 275타(62·71·69·73)를 기록, 모 마틴(미국)과 함께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지난주 6위에서 2위로 4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또 오는 17일 열리는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1·2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섰다가 3라운드에서 주타누가른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이미림은 최종일 주타누가른에게 2타 뒤진채 챔피언조로 동반플레이했다.
그러나 전반에 간격이 너무 벌어졌다. 주타누가른이 1타를 줄인 반면, 이미림은 보기만 3개 한 바람에 전반이 끝날 때 두 선수의 간격은 6타로 벌어졌다.
이미림은 후반들어 10∼12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고 추격의 불을 댕겼다. 주타누가른이 13번홀(파4)에서 그린미스 끝에 더블보기를 하면서 둘의 간격은 1타로 좁혀졌다. 후반 막바지에 역전가능성이 엿보였다.
그러나 이미림의 상승세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파5인 15번홀에서 약 2m거리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 공동 선두로 나설 기회를 잃으면서 좀처럼 버디 기회를 맞지 못했다.
오히려 17번홀(파3)에서 주타누가른의 내리막성 6m거리의 버디퍼트가 홀로 사라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가름났다.
2타차였던 18번홀(파4)에서 주타누가른은 레귤러온 끝에 파를 잡은반면 이미림은 짧은 파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를 기록, 단독 2위에서 공동 2위로 밀려났다.
지난달 US여자오픈에서 첫날 선두에 나서고도 공동 11위에 머물렀던 이미림은 이번 대회에서도 ‘뒷심 부족’으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메이저대회 첫 승 기회를 미뤘다.
주타누가른은 이 대회에서 드라이버를 아예 골프백에서 빼버렸다. 파4, 파5홀 티샷을 2번아이언이나 3번우드로 했다. 2번아이언샷이 약 240야드 나가, 웬만한 선수의 드라이버샷 거리와 비슷할 정도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주타누가른은 시즌 4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랭킹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함께 미LPGA투어의 트리오 체제를 구축했다. 올시즌 투어에서 4승을 거둔 선수는 리디아 고와 주타누가른 뿐이다.
주타누가른은 지난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하며 태국인 최초의 미LPGA투어 챔피언이 된데 이어 이번엔 태국인 첫 메이저대회 챔피언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장하나(비씨카드)는 합계 9언더파 279타로 5위, 유소연(하나금융그룹) 전인지(하이트진로)는 8언더파 280타로 8위에 올랐다. 전인지와 함께 리우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김세영(미래에셋)은 합계 2오버파 290타로 KLPGA투어의 장타자 박성현(넵스) 등과 함께 50위에 머물렀다. 2008년과 2012년 이 대회 챔피언 신지애는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60위를 차지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4위, 렉시 톰슨(미국)은 8언더파 280타로 공동 8위, 펑샨샨(중국)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7위, 리디아 고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40위, 헨더슨은 2오버파 290타로 공동 50위에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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