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카드 대출 급증에 신용리스크 우려

[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의 신용카드 대출이 2007년 이후 가장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둔화 속에서 카드사들의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현지시간 31일 보도했다.

미국 카드사들의 2분기 카드론 및 리볼링 서비스 등의 대출 증가액은 180억 달러(약 51조원)에 달했다. 고객들이 빚을 늘리고 은행들이 고객유치전에 나서면서 2007년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도이체방크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용카드 대출은 웰스파고에서 전년비 10% 늘었고, 씨티가 12%, US뱅크가 16% 각각 증가했다. 애틀란타 소재 선트러스트뱅크의 경우 증가율이 26%에 달했다.

이로써 미국 은행업계 전반의 신용카드 대출은 올해 2분기에 계절 조정을 거쳤을 때 지난 1년간 7.6% 증가해 6,85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신용 사이클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미국 대선으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신용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신용카드업은 은행업 중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축에 속한다. 카드사는 다른 대출보다 훨씬 높은 평균 12~14% 수준의 금리를 부과하고 소비자들의 미상환율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조지아 소재 NAB 리서치의 낸시 부시 애널리스트는 “현재 환경에서 카드론 확대는 안전한 전략이지만 2007~2008년 주택시장에서 봤듯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초기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싱크로니 파이낸셜은 지난 6월 앞으로 1년간 신용 대출을 갚지 못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신용 손실이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러 은행들은 이후 손실을 대비한 준비금을 확대하고 있지만, 최고 경영자들은 신용 상태의 악화보다는 사업 확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캐피탈원은 사업 확대를 위한 장기 대손충당금을 3억7500만 달러, JP모간은 2억5000만 달러를 각각 늘렸다.

다만 신용카드사 경영진들은 소비자들의 미국의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고 실업률도 낮아서 신용 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했다. 선트러스트의 윌리엄 로저스 회장은 “소비자 직접 대출이 무척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은행 전반의 수익마진 부담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