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역대 가장 강도 높은 사모펀드 관리감독안을 내놓으면서 하룻새 8000여 곳이 넘는 불량 사모펀드사가 시장에서 퇴출됐다.
중국기금업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1일 전국적을 등록된 사모펀드사는 모두 1만6494개로, 하루 전인 31일 2만4742개에서 8248개가 줄었다. 하루 사이에 사모펀드사의 3분의 1이 시장에서 퇴출된 것.
이는 지난 2월 5일 사모펀드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협회는 당시 신규 등록한 사모펀드사는 6개월 이내 관련 상품을 내놓아야 하고, 운영한 지 1년이 지난 사모펀드사도 5월 1일 이전에 관련 상품을 등록하도록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8월 1일 이전까지 등록을 말소하기로 했다.
협회는 이미 지난 5월 1일 한 차례 퇴출작업을 진행, 조건에 미달한 사모펀드사 약 2000개를 이미 솎아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초부터 현재까지 모두 1만 여개가 넘는 사모펀드사가 시장에서 퇴출된 셈이다. 반면 이 기간 신규 등록한 사모펀드사는 800여개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 증시가 부진했던 것도 사모펀드 규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은 올 들어 사모펀드 규제의 고삐를 조여왔다. 지난달에는 사모펀드 상품 레버리지 비율을 기존의 1000%에서 300%이내로 제한하고, 운영자 자격조건을 높이고, 원금보장 등 투자자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문구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도 내놓았다. 연말까지 사모펀드사 임원직에게 펀드매니저 자격증도 요구하면서 연 3차례 치러지는 펀드매니저 자격증 시험장은 미어터졌다.
이는 중국에는 사모펀드사로 등록만 한 후 실제 영업하지 않는 ‘유령’ 사모펀드사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P2P(개인 대 개인) 대출·사채·전당포 등 사모펀드와 상관없는 업무에 종사하며 불법 자금모집 등 범죄 행위에도 연루돼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해 말에는 '중국의 워런버핏'으로 불리던 유명 펀드매니저 쉬샹(徐翔) 쩌시(澤熙)투자관리유한공사 총경리도 주가 조작, 내부자 거래혐의 등으로 체포돼 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한편 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운영되는 사모펀드 수는 4만여개, 총 출자약정액은 7조800억 위안에 달한다. 이중 7월 한달 새로 출시된 사모펀드 상품 규모는 43억3200만 위안으로, 6월 104억 위안의 40%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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