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최근 자신의 외모나 가치에 투자하는 일명 노무(NOMU)족 남성이 증가하면서 유통업계가 남심 잡기에 나섰다. 노무족은 ‘No More Uncle’(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다)이라는 뜻이다.
과거 남성은 쇼핑문화에 수동적인 태도를 취했다. 여자친구 혹은 아내를 따라다니며 백화점, 쇼핑몰 내 휴식 공간에서 쉬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개인의 가치가 중요시되고 남성관련 상품이 발달하면서 시장도 점차 커졌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남성 화장품, 주류, 담배 등이 구비된 남성 쇼핑 공간, 자동차 카페, 남성 전문 바버샵 등의 남성 타깃 공간들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5월 중순 신규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경우 남성 전용 편집숍, IT기기, 스마트 토이 판매점 등 남성 취향의 전용 공간을 다채롭게 구획했다. 기존 면세점이 여성 상품 중심인 점과 차별화된 전략이다.
면세점 9층에서는 남성 고객들을 위한 하이엔드 시계 및 수입 잡화, 남성 패션 브랜드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오피스맨들의 로망인 럭셔리 시계 브랜드 글라슈테 오리지날, 예거르쿨트르, 블랑팡이 입점돼 있다. 앞으로 오데마피게, 바쉐론콘스탄틴, 오메가 등의 브랜드가 입점될 예정이다.
그간 면세점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없던 엠포리오아르마니, 휴고보스 등의 남성 선호 브랜드와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총망라한 남성 편집샵 ‘멘즈컬렉션(Men’s Collection)’도 입점돼 노무족의 쇼핑 욕구를 채워준다.
면세점 12층에는 잭 다니엘, 시바스 리갈 등의 수입 주류를 시내 면세점 중 최대 규모로 갖추고 있다. 아울러 같은 공간에 면세 담배 구매 공간을 마련해 애주가 혹은 애연가 남성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스마트 토이, 카메라, 휴대용 마사지기 등의 최신 IT기기를 쇼핑할 수 있는 전자매장도 마련해 '남심저격'에 가세한다.
지난해 문을 연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도 남심을 겨냥한 좋은 예다. 주로 주부의 전용공간이었던 마트에 남성들의 놀이터를 만든 것이다.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가전 중심의 매장을 넘어 남성 관련 상품 전반에 걸친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남성들의 취향에 맞는 여행가방과 시계 매장을 비롯해 안경전문 브랜드인 ‘알로(ALO)’, 밀리터리 편집숍 등을 선보였다. 또 아웃도어와 스포츠용품, 캠핑과 서핑, 자전거 등 전문 매장도 함께 갖췄다.
특히 200여종의 수입맥주를 갖춘 주류코너와 모던한 바 분위기로 연출된 ‘일렉트로 바’도 눈에 띈다. 쇼핑 중 커피와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로봇과 드론, 가전기기 체험 및 오디오, RC카 등 매니아 고객들을 위한 구역도 있다. 드론 체험존과 남자들의 로망으로 불리는 RC카를 직접 시운전해 볼 수 있는 전용 써킷이 남성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아이템을 모두 모아둔 편집샵도 최근 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서 운영하는 란스미어는 서울 한남동에 자사의 두 번째 남성 라이프스타일 전문 편집숍을 오픈했다.
최고급 맞춤 수트와 해외 브랜드 의류, 신발, 가방, 안경 등 남성을 위한 럭셔리 패션 아이템을 두루 갖춰 럭셔리한 남성의 쇼핑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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