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브라질 리우 올림픽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림픽의 준비 과정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로 터져 축제 분위기에 타격을 주고있다.
◆ 호주 선수단, 노트북 및 지카 퇴치 티셔츠 도둑맞아
호주 국가대표단의 키티 칠러 단장은 선수촌에서 단원들의 노트북과 지카 모기 퇴치용 티셔츠를 도둑맞았다고 밝혔다고 CNN은 최근 보도했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선수촌의 지하 주차장에서 작은 화재가 발생하며 100여명의 선수들이 선물 밖으로 대피했는데 그 사이 건물에 진입한 소방관들이 이들의 물건을 훔쳐갔다는 것이다.
칠러 단장은 기자들에게 “대피하던 중 세 명의 소방관들이 우리 팀의 셔츠를 들고 가는 것을 보았다”며 “하지만 이들이 선물을 받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묻지 않았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우리 팀에서 그들에게 셔츠를 선물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이클 선수 중 한 명은 노트북이 사라졌다고 신고했다.
그밖에도 다른 층에서는 화재 경보가 전혀 울리지 않아 일부 선수는 화재 사실을 전혀 모르고 건물 안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호주 선수단은 선수촌의 화장실이 막히고 물이 새는 등 숙소가 선수들을 맞을 준비가 덜 되었다며 선수촌 입실을 거부한 바 있다.
◆ 개도국 올림픽 개최의 한계인가
선수촌 문제 외에도 수상 경기장의 수질 오염, 치안, 인프라 등 각종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일부 위원들은 리우 올림픽 이후에는 조금이라도 불안정 기미를 보이는 도시에 올림픽 개최권을 내어주기 꺼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IOC가 보다 다양한 국가와 도시에서 올림픽이 치러질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리우의 상황은 개도국 상황이 급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당분간 아프리카나 인도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가능성은 무척 낮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2009년 당시 IOC가 2016 올림픽 개최지로 리우를 선정했을 때 브라질 경제는 세계 5대 경제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브라질 경제는 수십년래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았고 정치권은 스캔들로 얼룩졌다.
노르웨이 출신의 IOC 위원인 게르하트 하이버그는 “리우올림픽은 우리가 직면했던 문제 중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앞으로는 어는 곳이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가 가능할지에 대해 신중히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OC 위원들은 여전히 성공 개최 가능성을 낙관하면서도 리우의 올림픽 준비 과정은 무척 험난했고 가끔은 절망적이었다고 전했다.
올림픽 공원 건설은 지체되고 선수촌 시설은 완벽하지 않았으며 수상경기가 열리는 과나바라만을 깨끗이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하철 등 교통망 확충 계획은 규모가 축소됐고 올림픽 전에 시운행을 마치지도 않았다. 약속됐던 인프라 개선 계획이 거의 실현되지 않았고 그마저 부유한 동네에 집중되면서 리우 올림픽에 대한 브라질 현지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IOC는 리우의 경험을 이미 차기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반영한 듯 보인다. 2013년 IOC는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이스탄불이 아닌 도쿄를 뽑았고, 2022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는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대신 중국 베이징을 뽑은 것이다. 또한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는 로마나 부다페스트보다는 파리와 로스앤젤레스가 더욱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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