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정부의 분양권 불법 거래 집중 단속에도 7월 서울 분양권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입주권·분양권 거래량은 1113건으로 전년 동월(681건) 대비 57%가량 증가했다.
6월 국토부의 투기 지역 집중 단속으로 위례 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공인중개업소가 문을 닫고 움츠리는 듯 했지만, 매수 열풍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분양권 거래량 상승세는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들이 이끌었다. 특히 송파구가 6월(284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와 7월에도 251건으로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6월 전매제한이 풀렸던 송파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가 송파구 상승세를 견인했다. 6월 4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39㎡은 지난달 4000만원가량 오른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성동구도 4월부터 꾸준히 130건 이상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왕십리 센트라스는 84㎡이하 중소형 타입에서 꾸준한 거래량을 이어오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은평구도 지난달 132건이 거래되며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상승세는 녹번역 역세권에 위치한 래미안 베라힐즈가 이끌었다. 2018년 12월 입주 예정인 베라힐즈는 전매제한이 풀리기 전부터 조합원 물건에 1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었다.
매달 60건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는 강동구는 고덕동 재건축 단지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6월 84㎡ 최고값 7억원을 기록했던 고덕시영한라는 한 달 새 1000만원 오른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시장 과열로 분양권 매입 비용도 크게 뛰었다. 부동산114가 올해 상반기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권 평균 거래가격은 3억3400만원으로 기존 준공 아파트에 비해 7599만원 더 비싸다.
특히 서울 아파트 분양권 평균 거래가격은 6억7105만원으로 기존 준공 아파트(5억734만원)보다 1억6371만원이 더 비쌌다. 이는 분양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떴다방 등 투기수요의 유입으로 분양권 가격이 뛴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분양 물량 증가로 분양권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며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시장이 투기성 시장으로 바뀌고 가격의 불안정성이 커져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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