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체 나면 모집인 아닌 저축銀이 책임져야…"모집법인 관리 힘들어"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 자영업자 A씨는 ㄱ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 500만원을 금리 28%에 이용하고 있었다. 대출모집인 B씨는 A씨에게 대출금을 1000만원으로 늘릴 수 있다고 꾀어 무려 34.9%에 달하는 고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유도했다.

금융감독원은 2일 A씨 사례처럼 대출모집인의 불법 부당한 영업으로 인한 서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출 갈아타기 유도를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대출모집인들은 그동안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고객정보 불법수집 등 위법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 금감원은 대출금리가 높은 고객을 유치하는 경우 더 많은 모집수당을 지급하는 관행을 조정하는 등 모집수당 지급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출 갈아타기와 같은 대출모집인의 불건전 영업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출갈아타기는 모집인들이 차주에게 대출금액을 늘리도록 권유하면서 고금리 신규 대출로 갈아타게 하는 행위다. 일부 저축은행이 금리가 높은 고객을 유치할 경우 모집인들에게 수수료를 많이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실제로 한 저축은행은 대출금리가 19% 이하일 때는 모집수당을 4% 지급했으나 대출금리가 19%를 초과하면 5%를 지급했다.

이준호 금감원 금융혁신국 선임국장은 "수수료가 신규계약에 대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부 대출 모집인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존 계약을 해약시키고 새로운 계약으로 갈아타게 하면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출모집인에게 부실책임을 전가했던 관행도 금지한다. 대출모집인이 모집한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이미 지급한 모집수당을 회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부실책임을 전가하는 대출모집 계약조항 운영을 금지하도록 추진한다.

그동안은 저축은행들이 '대출모집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출 모집인에게 부당하게 부실책임을 전가하곤 했다. 한 저축은행은 대출취급 후 30일 이내에 차주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지급수당을 100% 회수했다. 

안병규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 국장은 “저축은행의 대출모집인 수당체계가 합리적으로 개선돼 무분별한 대출 갈아타기가 억제돼 소비자 피해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출갈아타기 경쟁을 억제해 저축은행의 자금운용 안정성과 수익성이 제고돼 고금리를 부과하는 관행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관계자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모집인들이 마음 먹고 저축은행을 속이면 이를 파악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나중에 모집인들이 자기는 몰랐던 사실이었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