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위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내놓으면서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각종 투자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기로 했다.
우선 자기자본이 3조원이 넘는 증권사에는 다자간 비상장주식 매매·중개업무 허용, 정책금융기관 등을 활용한 해외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 외환 매매 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일본 노무라(28조1000억원), 중국 중신증권(25조6000억원) 등 아시아 주요국 대표 증권사들에 비해 자본규모가 미흡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따라서 자기자본 수준별 인센티브를 제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이 출범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증권사에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국내 6개 종합금융투자 사업자들의 자기자본은 3조~6조원대로, 이날 금융위가 내놓은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증권사가 정작 몇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현황을 보면 오는 11월 합병법인 출범 예정인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으로 8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에 유일하게 근접하다.
미래에셋대우 다음으로 덩치가 큰 곳은 NH투자증권으로, 자기자본은 4조5000억원 수준이다. 유상증자를 하거나 다른 증권사를 흡수하지 않으면 어음발행과 외국환 업무 허용 등의 혜택만 받을 수 있을 뿐 IMA 운용,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를 할 수 없다.
KB증권(3조8000억원), 삼성증권(3조4000억원), 한국투자증권(3조2000억원) 등 제법 규모가 크다고 평가받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은 3조원 수준에 그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경쟁 체제에서 모든 증권사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은 내놓을 수 없다"며 "이번 방안은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는 투자은행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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