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떠나보낸 현대그룹… 故 정몽헌 회장 13주기 추모식도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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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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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오는 4일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3주기를 맞는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과 하남시 선영에서 진행돼오던 추모제와 행사를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서만 비공개로 가질 예정이다.

3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올해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을 앞두고 남북관계를 고려해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현 회장은 2년 연속 금강산을 방문했으나 지난해에는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직원 20여명이 북한을 방문해 추모제를 지냈다.

올해 13주기 추모식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후 40년간 지켜온 현대상선을 떠나보낸데다 남북경색 등으로 북한방문을 배제하고 현 회장과 장녀인 정지이 전무,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조건식 사장 등 임직원 등이 참여해 차분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주력기업이자 상징으로 그룹 내부에서도 자부심이 남달랐던 만큼 어느때보다 착잡한 심경이 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전 회장이 부부의 인연을 맺게 만들었던 매개체 역할을 했으며 해운업은 현정은 회장의 부친때부터 이어져온 현씨 가문의 가업(家業)이었다.

현 회장의 부친인 현영원 회장은 1964년 신한해운을 설립한 뒤 현대중공업이 2척의 유조선을 수주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정주영 명예회장과 사돈의 연을 맺는다. 특히 1976년 정 명예회장이 그리스 선주가 2척의 유조선 인수를 거부하자 이들 선박으로 아세아상선(지금의 현대상선)을 세우는데, 현 회장은 창립발기인을 시작으로 정 명예회장에게 해운업과 관련한 많은 조언을 주기도 했다.

이후 1984년 신정부의 해운산업 합리화 조치로 신한해운이 현대상선에 통합된 이후에도 정 명예회장의 배려로 현영원 회장은 1995년까지 현대상선 대표이사 회장을 맡으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정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어받은 고 정몽헌 전 회장도 현대상선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2013년 당시 현대상선의 사장을 맡았던 유창근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은 사보에 남긴 추모의 글을 통해 “1993년 신규항로 개발팀 근무 당시 논의된 200TEU급, 5500TEU급 컨테이너선의 건조는 곧바로 현실이 됐고, 이는 현대상선이 90년대 초고속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며 현대상선 발전을 위해 뛰었던 정 회장의 기억을 소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부친때부터 시작해온 해운업을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이를 떠나보낸 현 회장과 현대그룹 수뇌부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느냐. 당장 현재의 상황을 추스리고 기업 재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만큼 회사도 차분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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