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자메이카와 원유-식료품 물물교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8-03 16:3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지난 7월 콜롬비아 국경이 일시적으로 열렸을 때 식료품을 사러 가기 위해 국경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베네수엘라 주민들[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극심한 생필품난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급기야 자메이카에 원유를 팔고 대가로 돈 대신 식료품, 의약품, 비료, 건축자재 등을 받을 예정이다.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자메이카 당국은 베네수엘라에 400만 달러어치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메이카 페트로카리브개발펀드의 웰시 휴즈 CEO는 CNN머니에 “원유 수입의 대가로 봐도 무방하다. 무엇으로 받을지는 베네수엘라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유가 급락과 정부의 미숙한 행정 운영으로 이해 식량 및 기초 생활용품 등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우유, 계란, 밀가루와 같은 기본적인 식자재를 사기 위해 슈퍼마켓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지만 물건은 금세 동나기 일쑤다. 또한 의약품 공급도 여의치 않아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죽어가고 있다.

이 같은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베네수엘라 정부는 UN이나 국제사면위원회 등의 원조를 거부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에리카 로사스 이사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받을 경우 이번 위기가 정부가 초래한 것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가 돈 대신 물건을 주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워싱턴 소재 씽크탱크인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650억 달러 차관을 제공했는데 베네수엘라는 빚의 일부를 원유로 갚았다.

베네수엘라의 식량난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7월 마두로 정부는 굶주린 국민들이 콜롬비아로 건너가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콜롬비아와의 국경을 연 바 있다. 콜롬비아 당국은 약 10만 명의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국경을 건너왔다고 집계했다. 콜롬비아의 슈퍼마켓에 도착한 일부 주민은 물건이 가득 쌓인 진열대 앞에서 울음을 터뜨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경제는 세계 최악의 수준이다. 올해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10% 위축되고 물가상승률은 7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재정 낭비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사실상 경제는 마비상태다.

식량난을 억제하기 위해 최근 베네수엘라는 민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60일 동안 농장에서 일하게 강제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며 이 기간은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이 같은 명령은 강제노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64%는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