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4대 회계법인이 2015년 총 1449개사를 감사했고, 이 가운데 거절 의견을 받은 기업은 0.96%에 해당하는 14곳에 불과했다.
거절 의견은 상장기업인 경우 즉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만큼, 해당 기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4대 회계법인은 99%가 넘는 나머지 기업에 대해 모두 감사 의견 가운데 최상에 해당하는 적정 의견을 냈다.
적정과 거절 중간 수준인 한정이나 부정적 의견을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회계법인별로 보면 삼일이 총 526곳 가운데 7곳(영화홀딩·파이오링크·아이팩토리·아이디에스·엔에스브이·플렉스컴·원일)에 거절 의견을 제시했다.
한 회계법인 임원은 "거절 의견을 냈다는 것은 회계법인이 해당 기업과 계약을 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만큼 회계사 입장에서는 냉정하게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회계사는 "거절 의견이 많고 적음에 따라 회계법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될 수 없다"며 "오히려 한정이나 부정적 의견을 냈다면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 피감 기업이 적정 의견을 받는 것은 4대 회계법인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상장사 2002곳을 대상으로 108개 회계법인에서 내놓은 2015년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도 99% 이상이 적정 의견이었다.
이런 이유로 적정 의견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적정 의견이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부감사인이 주의 환기를 위해 언급하는 강조사항 가운데 계속기업 불확실성이나 워크아웃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적정 의견을 받았어도 외감인이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강조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상장폐지 비율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4대 회계법인 가운데 2015년 수임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한영이었다. 한영이 1년 만에 11.7% 증가했고, 삼정(8.9%)과 삼일(3.4%), 안진(2.9%)이 뒤를 이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