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국영석유업체 시노펙(中石化)이 경영효율 개선과 국유기업 개혁의 차원에서 회사의 주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지분 절반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신경보(新京報)는 시노펙이 3일 공시를 통해 "중국 쓰촨성에서 상하이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지분 50%를 매각해 외부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고 4일 보도했다. 이는 자산부채율이 90%나 되는 해당 천연가스 수송관 운영상황을 개선해 기업실적 호전을 꾀하고 동시에 '국유기업 개혁'의 핵심인 혼합소유제 추진을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해당 거래는 오는 9월 28일 마무리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매각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 수는 15곳을 넘어서는 안되고 각 투자자는 최소 10억 위안씩 투자해야 한다는 시노펙의 매각 조건으로 미뤄 150억 위안 규모로 추정된다.
쓰촨-상하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총 626억7600만 위안이 투자돼 조성됐으며 지난 2010년 8월 31일 운영을 시작했다. 쓰촨에서 충칭·후베이·장시·안후이·장쑤·저장·상하이 등 6개성과 2개시를 지나가는 총연장 2170km, 연간 수송량 120억㎥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다.
하지만 부채율이 높아 시노펙에게는 부담이 됐다. 6월 30일 기준 쓰촨-상하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운영사의 총자산은 196억3200만 위안, 부채는 177억9700만 위안으로 자산부채율이 90%를 넘어섰다.
최근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중국 석유업체의 실적은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시노펙의 총부채는 6012억 위안으로 자산부채율이 43%를 기록했다. 시노펙 산하의 석화유복(石化油服)은 올 상반기 45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고 또 다른 국영석유회사인 시누크(中海油) 산하 중해유복(中海油服)는 84억 위안의 적자를 예고하며 '적자왕'에 올랐다. 지난 1분기에는 페트로차이나(中石油)가 137억8500만 위안 적자로 '적자왕'에 등극한 바 있다.
시노펙의 파이프라인 매각 결정은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시노펙은 기업 소유구조를 국가와 민간자본이 공존하는 혼합소유제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올리고 있다. 시노펙은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우루무치 등 서부지역에서 상하이로 이어지는 서부-동부 파이프라인 지분 절반 가량을 매각했다.
최근 중국 석유화학업계가 힘을 잃으며 적자경영에 시름하자 중국 당국도 팔을 걷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3일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효율 증대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고 △과잉생산 해소 △산업구조조정 △전통산업 업그레이드 △친환경 발전 △혁신시스템 확충 △기업 인수·합병 촉진 △글로벌 생산협력 강화 등의 7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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