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ㆍ통화 부양책, 약발 안 통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8-04 14: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한 시민이 일본 시내 전광판에 뜬 니케이지수를 보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투자자들이 더 이상 통화 및 경제 정책 당국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국의 정책이 효과를 잃어가면서 이들이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 간 일본의 통화 및 경제 정책당국은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를 연이어 내놓았다. 최근 일본 정부는 28조엔 규모의 부양책 패키지를 발표했고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회의 후 ETF 매입 규모를 약 6조 엔으로 두 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엔화 상승과 증시 하락이었다. 당국의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다. 

일본은 지난 25년간 십여 차례나 이 같은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엔 약세를 통한 경제 부양을 노리지만 엔화는 오히려 오르고 일본 경제는 1% 성장에도 허덕이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맞물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데일리FX의 크리스토퍼 베치오 외환 애널리스트는 CNBC에 “지난 며칠 동안 발표된 통화와 재정 부양책은 실망만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정책의 효과가 동반되지 않으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은 쓸모가 없다. 그러나 최근 재정 부양책은 기대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앞서 발표한 28조엔 규모의 재정부양책 중에서 향후 2년 동안 투입되는 직접적 정부지출은 7조5000억 엔 수준에 그쳤다. 시장은 10조 엔을 기대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야마다 수스케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가끔 일본은 시장 통제 능력을 잃는다”며 “위기가 터지면 직접 개입하지만 결국 상황은 악화된다. 올해 말 달러/엔이 95엔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책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곳은 일본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부양책이 쏟아졌다. 그러나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2009년 8,3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패키지, 7년째 이어지는 제로 수준 금리, 세 차례에 걸친 3조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회계연도 성장률은 3%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준은 이제 신뢰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경제 부양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뿐 아니라 연준 성명의 진실성과 전망의 정확성까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베치오 애널리스트는 “연준도 일본은행과 다를 바 없다. 수년 동안 재정정책이 정체되면서 연준은 좀처럼 경제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자동차라고 생각해보라. 재정정책은 엔진이고 통화정책은 연료다. 만약 엔진이 멈추면 아무리 연료를 들이부어도 차가 달릴 수 없다”고 비유했다. 

그러나 통화 당국은 금리를 낮추고 막대한 국채를 사들이며 나름대로 엔진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현재 11조5000억 달러어치 글로벌 국채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또다른 수조 달러어치 국채는 플러스 수익률이지만 역대 최저 수준이다.

국채의 초저 수익률 현상은 너무나 심각해서 2일 국제적인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는 국채가 2011년 수준만 회복하더라도 투자자들은 3조8000억 달러의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저수익률 채권은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