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당국의 감시망에 벗어나 있던 중소형 생보사들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현장실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보업계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4일 금융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대한 미지급 자살보험금 현장검사를 마치고 이달 말부터 한화생명, 알리안츠생명, 동부생명, KDB생명 등 대다수의 생보사를 대상으로 추가 현장감독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 보험사는 삼성·교보생명에 비해 미지급 된 자살보험금 규모가 작아 당국의 압박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부터 8주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빅2 생보사를 상대로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미지급 규모와 누락 여부, 지연이자 계산법 등에 대해 조사해왔다.
금감원에 보고된 미지급 자살보험금 규모는 삼성생명(607억원), 교보생명(265억원), 알리안츠생명(137억원), 동부생명(140억원), 한화생명(97억원) 등 14곳의 계약을 모두 포함해 약 2500억원이다.
그러나 업계는 규모가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에서 발표한 내용은 특약에서 보장한 자살보험금 미지급 규모만 한정하고 있어 주계약에서 일반사망과 재해사망을 보장하거나 주계약과 특약 모두에서 이를 보장하는 경우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조바심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의 현장점검에서 별다른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자 중소형 생보사로 칼끝을 돌렸다는 얘기다. 금감원 조사 후에도 두 곳의 생보사가 대법원 판결 이후에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명백한 약관 오류인 만큼 금감원이 보험사들의 보험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닌데 금감원이 연일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어 '보험사 길들이기'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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