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갤럭시 노트7은 전작(갤럭시 노트5)을 넘어설 것입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노트7 언팩’ 행사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가 2011년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패블릿 카테고리를 선보인 이래 업계 리더로서 패블릿 시장을 개척해왔다”며 “개척자였기에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를 여러 차례 지나왔고, 다시 한 번 갤럭시 노트7으로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의 리더로서 스마트폰의 미래를 제시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갤럭시 노트7의 구체적인 목표 판매량에는 말을 아꼈다. 고 사장은 “갤럭시S7을 내놓았을 때처럼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숫자를 쫓다보면 무리한 판매목표를 세우는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대신 고 사장은 삼성전자의 극복상대는 미국 애플이나, 화훼이 등 중국 스마토폰 업체가 아닌 삼성전자 자신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경쟁사를 의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나의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 3∼5년 로드맵을 가지고 삼성전자의 길을 걷는 게 중요하다”면서 “궁극적으로 우리 제품이 의미있는 혁신을 했는가, 시장에 나갔을 때 소비자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는가 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노트7에는 새로운 기능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경험을 대폭 강화했다. 주요 외신들이 호평한 대목이다. “이것을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는 고 사장은 “특히 심플하고, 쉽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위해 UX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개선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이미 혁신성을 인정받은 삼성페이, 녹스(Knox)와 더불어 새롭게 시작하는 삼성 패스,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도 차별화된 스마트폰 경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노트7은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홍채인식 기능을 탑재했고 또한 엣지형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만 출시한다. 고 사장은 홍채인식과 관련, “회사가 몇 년 전 눈동자를 움직여 페이지를 바꾸려고 시도하다가 시장에서 호된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3년 반을 투자해 기술 수준을 높였다. 단순히 스마트폰 잠금 해제에 그치지 않고, B2B 거래, 모바일 뱅킹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드로이드폰이 경쟁사보다 보안이 약하다고 얘기하는 데 홍채인식은 이를 완전히 불식시켜 줄 것”이라도 덧붙였다.
그는 엣지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처음 모델 도입 당시 수율(완성품 생산비율)이 따라오지 못한 뼈아픈 경험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제는 생산공정 안정화로 높은 수율을 이뤄내 안정적으로 물량을 수급할 수 있는 수준에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 사장은 “편리함과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엣지를 갤럭시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identity)로 삼기로 했다”며 “플래그십 모델에서는 가능한 엣지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출시에 맞춰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상반기 갤럭시S7를 주축으로 이뤄낸 시장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브라질 리우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는 이미 올림픽 마케팅에 돌입했다. 또한 전략시장인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도 갤럭시S7과 갤럭시 노트7 양공 작전으로 ‘7마케팅’을 전개한다.
수년 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시장과 관련, 고 사장은 “녹록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시장점유율 상승 가능성은 열어놨다. 그는 “중국에 별도의 상품 기획 조직을 운영하면서 지난 5월 중국 전용 제품인 갤럭시C를 출시했는데 현지 반응이 나쁘지 않다”면서 “중국은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에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언제나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개척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삼성전자는 업계 리더로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로 신기술을 개척해 새로운 기회와 생태계를 열어나가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이 갤럭시와 연결되는 ‘갤럭시 생태계’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고 사장은 “한국 고객분들이 공항 같은 곳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 모두 갤럭시 쓰는 것을 보면 감정이 복받쳐 오를 정도로 고맙다. 그 분들에게 어떤 이익을 드릴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면서 “향후 TV나 냉장고, 세탁기, 웨어러블, 사물인터넷을 전부 아우를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그래서 클라우드 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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