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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브렉시트로 인한 여파가 영국의 소비자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현지시간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의 EU 탈퇴 이후 파운드 가치가 급락하면서 해외 기업들과 수입업체들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파운드 가치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영국에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할지, 아니면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순익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지 갈림길에 놓였던 것.
최근 일부 기업들은 첫 번째 옵션을 선택하기 시작하거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과 아시아의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가장 먼저 나섰다. 6월 23일 이후 파운드가 달러 대비 10% 이상 추락하면서 순익 감소를 더 이상 인내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런던 소재 전자제품 판매소들은 델, HTC 등의 제품 가격이 최근 며칠 사이 약 5~15% 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소재 델은 최근 성명에서 강달러는 영국에 수출하는 일부 제품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샐리 무어 델 대변인은 가격 인상율과 시기는 제품별로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소재 HTC 역시 지난주 영국으로 수출되는 VR 헤드셋인 바이브(Vive) 가격을 종전의 689파운드에서 759파운드로 인상하면서 최근 환율 변동에 따른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산 카메라 렌즈와 여타 부속품들도 전과 비교해 가격이 올랐다고 선라이즈 포토그래픽의 얄치안 세젠 매니저는 말했다.
매출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부속품 공급업체인 독일의 컨티넨탈AG 역시 현지시간 3일 영국에서 판매되는 타이어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영국의 의류 및 가정용품 소매업체인 넥스트PLC는 고객들에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고, 의류업체인 H&M은 지난달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결정 후 6주 가량이 지난 현재 아직까지 종합적인 물가 지표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 이코노미스트들은 파운드 하락과 수입물가 급등을 반영해 영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지시간 4일 영란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비에너지 수입품 물가상승률이 내년 1분기에 전년 동기비 6%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에는 1.3%였다.
또한 민간 리서치업체인 유로모니터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기본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내년 2.3%로 종전 전망치 대비 0.7%p 상향했고, 2018년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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