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7일(한국시간) 오전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6조에서 3분45초63를 기록했다.
예선에 나선 출전 선수 50명 중 10위에 그친 박태환은 상위 8명이 진출하는 4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3분 45초43으로 8위를 차지해 결승 진출 마지막 티켓을 잡은 포타인 조단(프랑스)에 0.2초 뒤졌다.
최선을 다한 레이스였다. 초반은 매우 좋았다. 0.64의 반응 속도로 8명의 선수 중 가장 좋은 스타트를 한 박태환은 50m까지 26초13를 기록하며 1위를 마크했다.
400m는 박태환의 주종목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자유형 400m 기록은 박태환의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보여줬다. 박태환이 앞으로 자유형 100m·200m·1,500m을 남겨 놓기는 했지만, 사실상 메달 획득은 어렵게 됐다.
리우올림픽까지 오는 길이 누구보다 험난했던 것이 박태환이다.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은 지난 7월8일 극적으로 결정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박태환이 리우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고, 대한체육회가 이를 수용했다.
국제수영연맹(FINA)는 2014년 10월30일 박태환의 A샘플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 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통보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금지약물 사용에 대한 고의성은 씻어냈지만,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다. 박태환은 2015년 3월23일 FINA로부터 자격 정지 18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후 대한체육회는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박태환은 대한체육회와 법적 공방을 펼친 끝에 어렵게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에 섰다.
박태환이 올림픽 준비를 위해 제대로 훈련한 것은 자격 정지 징계에서 풀린 3월 이후 약 5개월 정도다. 호주 전지 훈련을 통해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나섰지만, 세계의 벽을 단기간에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년 동안 올림픽을 준비한 다른 선수들과 출발선이 달랐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박태환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다. 메달과 기록은 분명 값지지만,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박태환에게는 중요했다. 결과는 잠시 잊고 400m에서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일만이 남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