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연일 코너에 몰리고 있다. 출마선언 직후부터 지금까지 각종 막말을 쏟아낸 트럼프의 정신상태에 대한 정밀 감정이 필요하다는 여론까지 부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민주당원은 지난 3일 트럼프가 자기도취증 인격장애를 앓고 있을 수 있다며 정신감정 의뢰를 촉구하는 공식 온라인 청원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무려 2만5000명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본인도 현재 트럼프에 대해 "기질상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절한 사람"이라며 트럼프의 인격에 대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물론 트럼프 역시 클린턴에 대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MSNBC 방송 앵커 조 스카버러는 최근 방송에서 트럼프의 좌충우돌 언행을 비판하면서 "트럼프는 과연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인가? 우리는 이렇게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이것은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대형 방송사의 앵커가 공식 석상에서 트럼프의 정신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이후 트럼프가 무슬림 비하 발언으로 칸을 비꼬면서 미국 내 여론은 전사자 유가족까지 모욕하는 트럼프에게 부정적으로 돌아갔다. 게다가 이 같은 무슬림 비하를 비판한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한 경선 지지 거부 논란까지 일면서 트럼프의 정신상태에 대한 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의 정신상태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회원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대선 후보의 정신 문제와 관련해선 일절 언급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APA는 "4년마다 미국이 대선을 치르지만 올해는 매우 비정상적이다"면서 "이런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대선 후보의 정신상태를 분석하고 싶어할 텐데 그렇게 하는 것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무책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단명료하게 말해 정신과 의사들에게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정신감정 없이는 함부로 개인의 정신상태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도록 한 '골드워터 규칙(Goldwater Rule)'을 깨는 것은 무책임하고 낙인을 찍는 것이며 명백히 비윤리적인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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