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가을을 알리는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가마솥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야외작업이 많은 조선업계와 쇳물과 맞닿아 일하는 철강업계는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영동을 제외한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기록하며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주 내내 30도를 넘는 가마솥 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11년 발표한 날씨와 산업재해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여름철 ‘폭염 경보’ 및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기간 중 발생한 산업재해는 정상날씨에 비해 18.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외작업이 많은 건설업과 제조업이 각각 27.5%, 46.4%가 늘었으며 서비스업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름철 폭염 발생에도 실외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재해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직원들의 안전사고 예방과 사기진작을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해 실시해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여름철 혹서기를 맞아 작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 휴식시간을 늘려 직원들의 작업능률 향상과 건강관리를 적극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혹서기 기장 중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11시 30분부터 기온이 28.5℃ 이상일 경우 30분, 32.5℃ 이상이면 1시간의 점심시간을 연장 운영하고 있다.
또한 외부의 시원한 공기를 옷 내부로 전달해주는 애어자켓을 지급하고, 현장 곳곳에 얼음 생수 및 제빙기, 냉풍기 등을 비치해 어디서든 쉽고빠르게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직원들의 영양섭취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데 말복(末伏)을 맞아 삼계탕 및 삼채닭백숙 등의 보양식은 물론, 한식과 분식 및 양식 등 풍족한 식단을 제공해 직원들의 활력을 돕고 있다.
뜨거운 쇳물을 다루는 철강업체 역시 여름나기에 한창이다. 포스코는 고열환경에서 작업하는 직원들을 위해 8월 말까지 직원 케어활동을 진행한다. 의사·약사·간호사와 보건직으로 구성된 진료팀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혹서기 순회진료를 펼친다.
건강·의료 상담은 물론 각종 하절기 피부질환 진료 및 예방활동도 진행중이다. 또한 사무실 곳곳에 제빙기를 설치 운영중에 있으며 탈수와 탈진, 열사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식염포도당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제빙기 및 냉풍기를 설치하고, 아이스트림 등 다과를 제공하며 지치기 쉬운 여름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철판 온도가 50℃까지 올라가는 조선소 근로자와 1500℃의 쇳물 근처에서 일하는 철강업체 근로자들은 여름철 체력 소모가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직원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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