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최근 섭씨 36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가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열대야에 잠 잘 시간을 놓친 사람들이 올림픽 시청에 몰리면서 아예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남·29)는 8일 "요즘은 펄펄 끓는 무더운 날씨 탓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면서 "지난 6일 열린 올림픽 주요 경기까지 챙겨보느라 피로가 쌓여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모씨(여·35)는 "올 여름은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열대야와 리우 올림픽이 겹쳤다"면서 "더워서 잠 못 들고, 우리 선수들 응원하느라 밤 새우는 날이 늘어나면서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7일까지 15일 동안 서울의 최저기온이 섭씨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를 웃돌면서, 폭염특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러한 날씨는 광복절인 오는 15일까지 최소 23일 이상 이어질 전망이어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열대야 발생일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최고전력수요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최고전력수요는 8370만㎾로, 지난달 26일 기록한 여름철 최고 수치 8111만㎾는 물론 역대 최대전력수요인 지난 1월21일 8297만㎾를 웃돌았다.
이번 올림픽이 낮과 밤이 정반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는 점도 직장인들이 불면을 호소하는 이유다. 주요 경기는 보통 우리 시각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리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 역사상 첫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권총황제' 진종오(37)의 남자 10m 공기 권총 예선·결승도 각각 지난 7일 새벽 1시와 3시에 열렸다. 당장 8강 진출이 걸린 멕시코와의 축구 경기는 오는 11일 새벽 4시에 열린다.
올림픽 경기를 생중계로 시청하면 평소 생체리듬이 깨져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일명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 증후군'이 바로 그것이다. 전문의들은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다 심리적으로 흥분을하게 되면 마치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몸 상태가 돼 수면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최대한 올림픽 경기 시청을 줄이고 커피나 홍차같은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라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또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부천우리병원 김동주 원장은 "무더운 날씨에 늦은 시간까지 TV시청이 이어지면 잠을 자려는 의지와 다르게 이미 신체균형이 깨져 수면을 취할 수 없는 몸 상태가 돼 각종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더욱 좋지 않으며 최대한 TV시청을 자제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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