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 넘어간 '깡통건물' 문제없다고 속인 건물주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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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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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빚더미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 사실을 숨기고 세입자들을 모집해 5억원 상당의 보증금을 떼먹은 건물주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강산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60·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김씨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재개발 대상 지역에 다가구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씨 소유 건물은 주택 가격에 비해 빚이나 담보, 대출금 등이 지나치게 많은 이른바 '깡통 건물'이었다. 건물에는 3건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는데 채권최고액은 18억원이 넘었다.

근저당 채무 변제가 늦어지면서 건물은 결국 경매에 넘어갔다.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채권최고액보다 낮은 17억 5000여만원으로 추산됐다.

김씨는 대출 이자만 매달 1000만원에 이르고, 세입자들의 보증금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되자 꾸준히 다른 세입자를 모집해 연명하는 '보증금 돌려막기' 범행에 나섰다.

부동산 중개업소 대신 포털 사이트의 '방 구하기 카페'나 전단 광고를 통해 세입자와 직거래를 시도했다. 건물이 경매 중이라거나 거액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숨겼다.

그는 "집에 전혀 문제가 없다", "안심하고 들어오라"고 세입자들을 안심시켰고, 간혹 등기부 등본을 보여달라는 세입자들에겐 경매 진행 내역을 지운 등본을 보여줬다.

이런 식으로 김씨는 총 13명의 세입자에게서 5억4000여만원의 보증금을 받아 챙겼다. 건물은 결국 경매에서 낙찰됐고, 대부분의 세입자는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내몰리는 처지가 됐다.

김 판사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 금액도 크지만 변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또 "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세상 물정에 밝지 못한 피해자들의 신뢰를 이용해 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세하고, 등본을 보여달라는 피해자에겐 경매 내역을 지운 등본을 보여주는 등 적극적으로 속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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