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세계 클라우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글로벌 IT 기업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리윈(阿里雲)이 9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서밋에서 새로운 로고와 사업 확대전략, 협력 파트너 확보를 위해 개발한 '알리론치(AliLaunch)'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아리윈은 연매출 30억 위안(약 4930억5000만원)의 중국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업체다. 아리윈은 9일 프로그램 언어에서 착안해 디자인한 새 로고를 공개했다. 기존 로고가 클라우드를 의미하는 한자로 만들어졌음 고려할 때 이는 사실상 글로벌 시장을 향한 출사표로 해석됐다. 프로그램 언어는 세계적으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알리론치'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알리론치는 해외 정보기술(IT) 개발자가 중국 시장 진출시 겪는 기술 호환·확장 등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리윈은 알리론치로 더 많은 협력사와 개발자를 확보해 아리윈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한다는 포부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기업의 승패는 누가 더 넓고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렸다.
아리윈의 해외사업 총괄자인 위스청(喻思成) 부사장은 "알리론치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티몰(톈마오)로 만들어 더 많은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술개발자, 비즈니스 파트너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리윈은 클라우드를 넘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의 도약도 노리고 있음도 명확하게 밝혔다. 이날 아리윈은 HTC와 VR 솔루션 연구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신용대출 심사, 투자리스크 관리 등 금융 서비스를 소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ET도 공개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직접 AI의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알리바바가 세계 시장으로의 발걸음을 공개적으로 재촉하면서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글로벌 IT 기업간 시장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눈앞에 있는 상대는 세계 1위, 연매출 78억8000만 달러의 아마존웹서비스(AWS)다. 해외 시장에서의 격차는 크지만 AWS가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다.
아리윈이 해외시장 진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도 일주일 전 AWS가 중국 IT업체인 광환신왕(光環新網)을 통해 합법적인 중국 시장 진출권을 따낸 것을 의식한 행보라고 21세기경제보도는 분석했다.
아리윈 위 부사장은 "클라우드 시장의 아리윈과 AWS의 경쟁은 앞서 알리바바 타오바오와 이베이의 경쟁구도와 비슷한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각축전은 날로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굴지의 IT기업 간의 파트너 확보 경쟁은 인수·합병(M&A)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구글이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업체 오비테라를 1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AWS가 클라우드 기반 통합개발환경(IDE) 스타트업인 '클라우드9'를 사들였고 MS는 지난해 3억2000만 달러에 클라우드 보안업체인 아달롬을 손에 넣었다. IBM은 지난 2013년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 소프트레이어 인수한 이후 최근까지 10개 이상의 회사를 집어 삼켰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빅4'인 AWS, MS, IBM, 구글의 뒤를 쫓고 있는 유망기업으로는 알리바바와 오라클 등이 있다.
오라클도 M&A를 통한 실탄 장전에 여념이 없다. 최근 93억 달러의 거액에 클라우드 솔루션업체 넷스위트 인수가 확정됐고 올 들어만 이미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인 라벨로시스템즈, 건설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텍스투라, 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파워 등 업체 4곳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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