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의 실업률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고령화에 따른 노동 인구 감소 현상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돼 고용 시장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일본 실업률은 3.1%인 것으로 나타나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일자리 대 구직자 비율은 1.37로 나타났다. 지난 1991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가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일부 나온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고용 시장 안정에 각별히 신경써왔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100만 개에 이른다.
그러나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노동 가능 인구가 급감한 것이 실업률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노동 가능 연령인 15~64세 인구는 7500만 명으로, 20년 전인 1995년보다 1100만 명 줄었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인구는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해 3000만 명을 넘어섰다. 1990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규모다.
직군별 인력 편중 현상도 심각하다. 당장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경기장과 편의 시설 등 인프라 시설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건설업계 등 기능분야에서는 근로자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문 간호 등 노년층 대상 서비스업에도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자리가 늘었다고 해도 임금·비정규직 등 고용의 질이 낮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고용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정규직 전환이 힘든 상황이어서 정부에서는 최저 임금 3%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다.
지난달에는 후생노동성 심의회가 최저임금을 현행 시간당 798엔에서 평균 24엔(3%)을 인상, 822엔(약 8900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아베 정권은 주요 공약 중 하나인 '1억 총활약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전국 평균 1000엔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꺼내면서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기업에서는 인상 속도가 거북이 걸음이고 중소기업들에는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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