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수원 군공항 이전을 승인한 지난해 6월 이후 1년 2개월여 간 경기 남부 지역 10곳을 예비 이전 후보지 대상으로 올려놓고 해당 지자체와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10개 지자체 모두 군공항 이전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소음 피해 및 지자체 발전을 저해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유력 후보지로 자주 언급되고 있는 화성시는 최근 ‘군공항 이전 지역으로 화성시가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검토한 10개 지역에는 화성시도 포함돼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10개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군공항 이전 적합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후보지 물색에 나선 것이다.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은 현 부지 522만㎡를 1450만㎡의 대체 부지로 이전하는 것으로, 지난 1954년 건설된 지 62년 만에 자리를 옮기는 지역의 숙원사업이다.
2013년 4월 군공항 이전·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후 수원시는 2014년 3월 수원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했고, 국방부가 지난해 6월 적정 판정을 내리면서 전국 최초로 군공항 이전이 승인됐다.
국방부는 당초 지난해 하반기 예비 이전 후보지를 선정,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후보지역 지자체들이 일제히 난색을 표하면서 1년 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군공항 이전은 후보지역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군 당국이 군사적 효용성 등을 고려해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면 해당 지자체와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지자체장이 군공항 이전 관련 주민투표 회부 및 유치신청 권한, 공항 건립 인·허가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장이 반대하면 군공항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수원 지역에서는 군공항 이전 관련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상황이다. ‘국방부의 소극적 행정 추진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처럼 후폭풍이 두려워 섣불리 발표하지 못한다’는 등 국방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원보다 늦게 사업에 착수한 대구나 광주에 밀려 군공항 이전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 군공항 이전이 박근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가속도를 내고 있고, 광주 군공항 이전도 최근 국방부의 승인이 떨어지면서 수원 군공항 이전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수원 군공항 이전이 대구와는 차이가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의 경우 먼저 이전 요청을 해온 지자체가 있어 절차나 보상비용 등 문제만 해결하면 되지만 수원의 경우 이전 후보지역 지자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 협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고 법적인 강제성도 없기 때문에 반드시 지자체와 협의가 돼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대구의 경우처럼 (지자체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빨라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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