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金’ 캐고 맏형 ‘銅’ 따고…효자 펜싱 ‘단체전 효도’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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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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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남자 개인 사브르 동메달을 확정한 뒤 포효하는 한국 펜싱대표팀 맏형 김정환.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한국 펜싱은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금 2개, 은 1개, 동 3개를 쓸어 담으며 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기대가 컸다. 전 종목 메달 석권이라는 큰 목표까지 세웠다. 하지만 초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메달 후보들이 줄줄이 조기 탈락하며 상대적으로 실망감도 커졌다.

속이 탈만도 했다. 런던 대회 준결승 ‘1초 오심’ 논란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신아람(30·계룡시청)은 첫 날 여자 에페 개인전 1회전 탈락의 충격에 다시 눈물을 쏟았고, 이튿날 여자 사브르 2연패 도전에 나선 김지연(28·익산시청)도 16강에서 무너졌다.

그러나 한국 펜싱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은 펜싱 대표팀 막내 박상영(21·한국체대)이었다. 이번 대회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 남자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며 한국 펜싱의 자존심을 세웠다.

박상영이 메달 스타트를 끊자 맏형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나섰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는 이번 대회에서 김정환은 투혼을 불태웠다. 매 경기 파이팅 넘치는 그의 큰 액션은 화제가 될 정도. 값진 1점을 획득할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마치 펜싱 대표팀 후배들을 향한 ‘힘내라’는 외침 같았다.

김정환은 11일(한국시간) 사브르 동메달 결정전에서 모이타바 아베디니(이란)를 15-8로 제압했다. 한국 펜싱 개인전 두 번째 메달을 안긴 값진 동메달이었다. 승리 뒤 한 동안 감격에 취해 있던 모습에서 메달 색은 그가 흘린 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개인전 마지막 날 분위기 반전을 이룬 한국 펜싱은 종목별 단체전에서 효도 노릇을 톡톡히 하기 위해 다시 태극검객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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