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카페베네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저조한 성적표를 보였다. 2012년 스타벅스, 이디야 등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던 국내 1위 커피전문점이 지금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카페베네는 2008년 4월 첫 매장을 연 뒤 5년 만에 매장 수를 1000개까지 늘렸다. 레스토랑(블랙스미스), 드러그스토어(디셈버24), 제과점(마인츠돔) 등 사업다각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2년에는 해외로 발을 뻗어 중국, 미국, 사우디, 일본, 필리핀 등 12개국에 진출해 500개 이상의 매장을 개설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다 보니 질적 개선, 매장 관리, 상표가치 유지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창업 후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12년 2108억원의 매출을 올린 카페베네는 2013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광범위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할 무렵이었다. 하락세를 걷던 카페베네는 지난해 매출 1101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반토막 났고,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해외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카페베네는 2012년 중국 중치투자그룹과 50:50 공동 출자한 합작사로 중국에 진출해 2014년 매장 수를 600여개까지 늘렸다. 전성기 때는 매월 가맹비 등으로 9000여만위안(한화 약 160억원)을 벌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초 상하이 인테리어 업체에 공사대금 10억원 미지급 사태, 현지 법인과의 가맹점 분쟁 등 곳곳에서 부실이 드러났다. 투자액 50억원과 대금 미회수분 30억원 등 80억원의 손실도 입었다.
합작사와의 주도권 싸움에서도 밀려나면서 지금은 경영권에서 완전히 배제된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여전히 400여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 매장에 대한 컨트롤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현지 사업이 중단됐으며, 중국 법인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카페베네 본사 측은 현재 적합한 투자자를 찾는 물밑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중국 법인 정상화를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 매출 1134억원, 10%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현재 국내 850개, 해외(중국 제외) 115개인 매장 수도 2018년까지 국내 1000개, 해외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페베네는 중국 매장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 채 브랜드 가치만 훼손한 꼴"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중국 법인과의 관계가 틀어졌다고 중국 사업 자체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기 때문에 빠른 수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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