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농장 일꾼'에서 동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美 육상 800m 머피가 일군 기적 [이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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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1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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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자 육상 800m 클레이턴 머피, 동메달 획득.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미국 오하이오주 프레블 카운티의 작은 마을인 뉴파리에 무려 199년만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마을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육상 선수 클레이턴 머피(21)가 그 주인공이다.

머피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치러진 육상 남자 800m 결승에서 케냐의 영웅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1분42초15)와 타우픽 마클루피(알제리·1분42초61)에 이어 1분42초93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선수단에게 메달은 흔한 일이기 때문에 머피의 동메달은 그리 큰 비중은 아니지만 미국 육상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이 올림픽 남자 800m에서 메달을 딴 것은 조니 그레이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게 마지막이었다. 무려 24년만에 육상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그랬기에 머피에 거는 기대 역시 크지 않았다.

머피는 3년 전 고등학교 시절 800m 기록은 1분54초대였다. 그러나 3년만에 무려 기록을 12초나 단축하며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으로 동메달을 손에 거머쥐는 이변을 연출하며 순식간에 그의 마을인 뉴파리에서는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사실 머피의 활약이 눈에 띄는 것은 그의 직업 때문이다.

미국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머피의 직업은 돼지농장 일꾼이다.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가정에서 태어난 머피는 자연스럽게 농장에서 일을 했다. 길러낸 돼지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게 그의 업무다.

머피의 아버지 마크 머피는 최근 육상 전문지인 ‘러너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돼지를 시장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다. 달리기 선수만큼이나 뛰어난 돼지 판매 전문가”라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고교시절 뛰어난 육상 선수는 아니었던 머피는 고등학교 다닐 시절 오하이오주 디비전Ⅲ 고등부 챔피언십 남자 800m에서 8위를 차지할 정도로 존재는 미비했다. 취미에 가까웠던 육상이기에 TV 중계를 보지 않았던 그다. 그런 그가 3년만에 기록을 단축해가며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은 그야말로 이변 중에 이변이다.

경기 후 머피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앞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 모르는 만큼 800m 종목에서 1분0초대의 기록을 내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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