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 ‘사드’ 대화 재개…제3의 후보지 변경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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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1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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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주 군민 “제3의 후보지 대안 마련해 달라” 요청에

  • 한민구 “지역 의견으로 말씀주시면 검토할 것”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한 달여 만에 재개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경북 성주 주민들과의 대화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제3의 후보지 변경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성주 주민들의 반발이 여전한 상황이라 양측이 접점을 찾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한 장관은 17일 오후 2시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을 포함한 국방부 관계자 5명과 함께 성주군청에서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한 장관이 성주를 방문한 것은 지난달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함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사드 배치 제3의 후보지가 거론됐고, 양측이 제3의 후보지로 변경하는 것에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쟁위 측은 제3의 후보지와 관련해 한 장관에 “국방부가 조속히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 장관은 “지역 의견으로 말씀을 주시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부지가 기존에 예정됐던 성주포대가 아닌 제3의 후보지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제3의 후보지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곳은 성주군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이다. 류제승 실장을 비롯한 국방부 관계자들은 최근 잇따라 성주골프장을 찾아 현장 실사에 나선 바 있다.

현장 실사 결과 또 다른 후보지로 거론되던 염속산, 칠봉산, 까치산보다 성주골프장의 조건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성주골프장은 성주포대보다 높은 해발고도 680m에 위치해 사드 레이더 전자파 유해성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성주군청에서도 북쪽으로 차로 30분 거리에 떨어져있다. 소유자가 기업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다른 사유지에 비해 매입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성주골프장은 군부대가 아니라 관련 시설을 새로 마련하거나 기존 시설에 대한 대대적 개·보수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당초 예정됐던 내년 말까지 사드를 배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 장관의 이번 성주 방문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대화의 시작이고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성주 주민들에게 사드 배치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자료 등을 일부 공개하며 성주가 사드 배치 부지로 선정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드 배치 결정은 날로 증대되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주는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적 조치”라며 “군사적으로 대한민국을 가장 넓게 방어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고려해 성주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 부지 발표 전에 성주 군민 여러분께 충분히 설명해 드리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며 “여러모로 어려우시겠지만수 있겠냐”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국가 안위를 지켜야 하는 절박한 마음만은 받아주시길 부탁한 정부의 충정을 이해해 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투쟁위 측은 일문일답 과정에서 사드 배치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한 장관은 이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가 진행된 성주군청에는 사드 반대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모여 “한민구 물러나라”, “사드 배치 철회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성주골프장 인근 김천시 농소면 주민들도 성주군청에 모여 국방부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특히 성주 주민들이 사드 배치 철회만 있을 뿐 제3의 후보지는 있을 수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사드 문제의 조속한 해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장관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후 일부 주민들의 물세례를 맞으며 힘겹게 군청을 빠져나왔다.
 

비난받는 한민구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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