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한국을 밀어내고 세계 조선업 1위에 올랐지만 깊어가는 불황의 그림자로 웃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조선업에도 국유기업 개혁, '공급 측면 개혁'과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기중기계망(中國起重機械網)은 중국에서 가장 돈을 잘버는 조선업체로 꼽히는 양쯔강(揚子江)조선의 런위안린(任元林) 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조선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이러한 내리막길은 최소 2017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17일 전했다.
2017년 회복세 전환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런 회장은 양쯔강조선이 중국 경기하방압력 증가, 조선업의 부진 속에서도 올 상반기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도 대대적인 감원과 구조개혁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할 수 밖에 없는 민간 조선업의 앞날은 그야말로 잿빛이다.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굴지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낮은 가격을 책정하면서 합리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 이와 함께 디폴트(채권불이행) 리스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0여곳의 중국 중소 조선업체가 파산을 선언했다.
조선·해운 시장정보업체 클락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조선업 신규주문 건수는 542척, 총 3174만6806 재화중량톤수(DWT)다. 이 중 지난해 합병한 중국원양운수그룹과 중국해양운수그룹, 중국선박공업 등 대형 국유업체가 142척, 총 1349만8000 DWT을 수주해 각각 전체의 26.20%, 42.52%를 차지했다.
올해 7월 중국 조선업은 총 104척, 1448만9727 DWT의 신규 수주를 받았고 이 중 중국 양대 국유업체가 41척, 910만1000DWT를 가져가 전체의 39.42%, 62.81%를 장악했다.
현재 중국에는 300여 곳의 조선업체가 있고 이 중에서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40곳도 채 되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국무원 과잉생산 해소 지도의견'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의 생산시설 가동률은 75%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유휴시설 비중이 40%를 웃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외적으로는 한국,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중국은 세계 선박 수주의 49.3%를 차지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제한된 수주량을 두고 한·중·일 삼국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승자없는 '피바람'이 계속되고 있다고 소후재경은 분석했다.
세계 1위 중국 조선업의 맥없는 실적이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 중국 '중공업 및 조선·군수 업종' 상장사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관련 업종은 49억5000만 위안(약 8250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중공업은 5년 연속 순익이 감소했고 조선·군수업은 5년 연속 적자경영을 이어갔다. 상장사 상당수가 규모가 있는 기업임을 감안하면 실제 적자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 조선업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통해 과잉생산을 해소하고 업체 경쟁력을 높여 한국, 일본을 압도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신랑재경은 강조했다. 돈을 벌어들이는 차원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경쟁,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혜안이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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