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8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증권 지분 8.02%(613만2246주) 매입을 최종 결정했다.
매입 가격은 18일 종가 기준(3만8200원)이며 매입 이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은 11.14%에서 19.16%가 된다.
삼성생명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를 전량 인수키로 한 데 이어 8개월 만이다.
삼성생명은 이에 앞서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사들여 지분을 71.86%까지 확대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 98%도 보유 중에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발판다지기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지분 매입으로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을 30% 가량 확보하게 된다. 이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다.
금융지주 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상장회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계열사 지분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본격적으로 한 배를 탄다면 국내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손색없는 모습을 갖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개 삼성 금융 계열사의 순이익 총액은 금융지주회사 중 1위인 신한금융지주보다 많고 자산 규모는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에 이어 3위권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개 금융 계열사가 거둔 순이익은 2조631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신한금융지주(2조3672억원)보다 많다.
자산 규모에서도 삼성 금융 계열사는 국내 4대 금융지주와 견줘 손색이 없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규모는 총 343조6616억원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자산 370조5396억원에 이어 둘째로 큰 규모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사들인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과 최근 인수한 현대증권까지 합하면 자산 규모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379조3482억원으로 불어나 삼성 금융 계열사의 자산 규모는 3위가 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지만 삼성 금융 계열사는 은행 없이도 금융지주사들을 웃도는 순이익을 올린 것도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번 지분 매입은 삼성생명이 금융지주가 되기 위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매입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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