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무장 괴한의 위협에 강도 피해를 당했다던 미국 수영선수들의 주장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 경찰이 새로 확보한 감시 카메라 녹화 영상을 근거로 라이언 록티(32), 제임스 페이건(27), 잭 콩거(22), 군나르 벤츠(20) 등 미국 수영선수 4명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동영상 분석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미국 수영선수들이 주유소 화장실 문 파손과 관련한 실랑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이날 발표했다.
미국 수영선수들은 지난 14일 오전 리우 남부 호드리구 지 프레이타스에서 열린 프랑스 대표팀의 환대 행사에 참가했다가 택시를 타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던 길에 무장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했다.
록티는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갑을 빼앗기기 전 강도 중 한 명이 내 이마에 총을 겨눴다"고도 했다. 선수들은 지니고 있던 현금과 신용카드를 빼앗겼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선수촌으로 이동 중 용변을 보려고 주유소에 잠깐 내린 사실은 감췄다.
브라질 경찰이 분석한 동영상에 따르면, 선수들은 프랑스 대표팀 환대 장소를 떠난 직후인 오전 6시께 용변을 보려고 한 주유소에 멈췄다.
이 과정에서 주유소 보안 요원과 승강이를 벌였고, 화장실 문을 부순 뒤 용변을 봤다. 주유소 주인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기물을 파손하고 소변을 봤다"고 말했다.
싸움으로 번질 기미가 보이자 현장에 있던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당도했을 때 선수들은 이미 현장을 떠난 뒤였다.
실랑이 중 선수들의 말을 통역한 한 목격자는 뉴욕타임스에 주유소 기물을 파손한 선수들이 택시를 타기 전 주유소 매니저에게 돈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경찰은 또 주유소에서 택시를 타려던 중 무장 괴한을 맞닥뜨렸다던 선수들의 주장과 달리 무장 강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브라질 법원은 선수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선수촌 감시 카메라 분석 결과 무장 강도를 당한 선수들치고 너무 여유 있게 농담을 주고받는 등 정신적·신체적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전날 해당 수영선수 4명에 대한 출국 금지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밤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가려던 콩거, 벤츠 두 선수는 공항에서 억류됐다. 리우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페이건은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은 자국 선수 2명이 구속되자 영사관 직원을 리우 현지에 파견,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법은 범죄를 거짓 신고하면 6개월의 구금과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선수들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무고죄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어 이 문제는 자칫 미국과 브라질간 외교문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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