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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정선아가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한 인터뷰 때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뮤지컬 배우 정선아(32)가 ‘위키드’의 글린다 역으로 국내 배우 중 최다인 150회 공연을 돌파했다. 이미 데뷔 15년차로 한국을 대표하는 톱 뮤지컬 배우로 자리잡은 그에게 위키드는 단순히 출연작 프로필에 한 줄 들어가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정선아는 “처음 글린다 역을 맡았을 때는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만큼 연습도 힘들었다.”면서 “이제는 작은 여유가 생겨서 관객들에게 글린다가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도 전달해야겠다는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150회가 넘어서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까지는 몇 회 했다는 생각을 못했다.”며 “지금까지 매 회 재미있게 한 것같다. 이제는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워 빨리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고 아쉬워했다.
정선아가 맡은 금발 마녀 글린다는 귀엽고 푼수같은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극중에서 글린다와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초록 마녀 엘파바는 글린다와는 반대로 털털하고 우악스러운 면모가 있는 인물이다. 글린다를 오래 연기해온 정선아는 사실 엘파바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정선아는 “둘 다 매력적인 역할이다. 노래할 때 진성으로 부르다 보니 당연히 엘파바를 하고 싶었다.”면서도 “그렇지만 내 안에 있는 개그 감성을 봤을 때 ‘글린다가 맞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막상 글린다를 해보니 관객들이 좋아해주셔서 지금은 행복하고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디션장에 입장할 때부터 연출이 날 보고 글린다로 정했다고 하더라. 이제는 글린다 하면 정선아가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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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정선아가 맡은 '위키드'의 글린다 역은 귀엽고 푼수같은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중학생 때 처음 뮤지컬을 접한 정선아는 어려서부터 춤추고 노래하는걸 좋아해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 당시만 해도 뮤지컬을 관람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정선아는 어머니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갔다.
그는 “어렸을 때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보고 뮤지컬에 빠져 열심히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며 “직접 기획사에 전화해 알아볼 정도로 열정을 가졌다. 그 때의 열정을 지금 다시 지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정선아는 당분간 뮤지컬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예능 프로그램 등 다른 장르의 러브콜이 많았지만, 아직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위키드를 하면서 이 작품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다”면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같다”고 말했다.
오는 28일까지 글린다로 관객을 만날 정선아는 그 이후엔 휴식겸 여행을 다녀온 후 차기작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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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정선아가 뮤지컬 '위키드'의 글린다 역으로 국내 배우 중 최다인 150회 공연을 돌파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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