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박선미 기자 = "어제(19일)랑 오늘 오전까지 받은 예약만 120대인데 물량 나간건 30대 밖에 안돼요. 다들 없다고 난리예요."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고 맞은 첫 주말인 20일, 서울 합정역 근처 SK텔레콤 대리점 판매직원은 예약주문서 수십장을 들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인근 대리점도 마찬가지. KT 대리점 판매직원은 "지금 물건은 없지만 예약 걸고 가시면 사은품 넉넉하게 드린다"고 강조했다.
휴대폰 판매점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 직원도 "지금 물량이 없다. 블루코랄은 언제 풀릴지 우리도 가늠할 수가 없다"며 "여기(지하상가) 있는 매장들 다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물량이 적은 탓에 갤럭시노트7은 당일 개통 대신 예약주문 형식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초기 돌풍이 심상찮다. 일선 유통점에서 품귀현상을 빚었다. 특히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블루코랄 제품은 어느 통신사든 개통하기 힘들 정도다.
블루코랄은 은은한 하늘색을 띄는 모델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시그니처 컬러로 내세운 제품이다. 갤럭시 시리즈로는 처음 선보인 색상으로, '스마트폰은 블랙'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폰 성지'로 알려진 서울 신도림테크노마트에서도 블루코랄은 찾을 수 없었다. 매장을 10곳이나 다녔지만 모두 "블루코랄 즉시개통은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신도림테크노마트에서는 일선 대리점과 달리 실버와 골드 컬러에 한해 즉시개통이 가능했다. 테크노마트의 판매처 직원은 "이틀에 한 번 물량 들어오는데 실버가 제일 많이 들어오고 그 다음이 골드, 블루코랄 순이다"며 "삼성이 머리를 잘 쓴 것 같다. 시그니처로 블루코랄을 밀고서는 물량은 제일 적게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에 '노트7 즉시 개통' 홍보 전단지로 도배한 또 다른 매장 직원은 "색상이 뭐가 중요하냐, 어차피 기능은 다 같으니까 무난한 실버도 괜찮다"며 고객을 끌어모았다.
사전예약으로 이미 갤럭시노트7을 배송받았지만 아직도 개통이 안된 사례도 있다. KT올레샵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긴 한 고객은 "예판 시작일 6일에 주문해 17일에 받았는데 아직도 개통이 안됐다"고 항의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당초 23일이었던 예약판매 프로모션의 개통 마감일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배송과 개통이 늦어질 경우 구매자가 사은품을 받지 못할 수 있는 경우를 막기위한 자구책이다.
이에 따라 사전예약 구매자는 오는 31일까지 개통을 완료하면 스마트밴드 기어핏2 등 3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에 공급된 제품 수량보다 사전판매 수량이 더 많았다"며 "이동통신사의 개통 처리시 혼잡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사전판매된 갤럭시노트7은 13일 동안 총 4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예약판매 물량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갤럭시노트7을 예약 구매한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단말기를 개통하면서 이동통신 시장도 활기를 보였다. 일평균 많아야 1만건 안팎이던 번호이동도 간만에 2만~3만건을 넘었다.
이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과 20일 이틀만에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번호이동은 5만7904건에 달했다. 19일 3만5558건, 20일 2만2346건이었다.
삼성전자는 최대한 생산라인을 확대해 갤럭시노트7 공급 물량을 최대로 늘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갤럭시노트는 이통사에서 공시지원금을 최대로 받을 때 60만원대로 개통할 수 있다.
이통사별 최대 지원금은 LG유플러스 26만4000원, SK텔레콤·KT는 24만원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선택을 많이 하는 월 6만원대 요금제를 기준으로 하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합쳐 실구매가격은 LG유플러스 80만7200원, SK텔레콤 81만5600원, KT 81만6400원이다.
상당수 소비자는 공시지원금을 받기보다는 약정 기간 20% 요금할인(선택약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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